“이 영화로 돈을 버는 것이 역겹지 않은지 자신에게 물었고, 역겹다고 느꼈어요. 이 영화로 돈을 벌지는 않을 겁니다” 넷플릭스 영화 <오늘의 여자 주인공>의 주연 배우이자 감독을 맡은 안나 켄드릭의 말입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오늘의 여자 주인공>은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무고한 여성들을 일상의 공포 속에 움츠리게 만드는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해 다루는 작품이에요. 생전 12명의 여성을 강간하고 그중 11명을 살해한, 끔찍한 연쇄 살인마 로드니 알칼라가 데이팅 프로그램에 지원해 심지어 여성 출연자로부터 최종 선택까지 받은 실제 사건을 극적으로 재구성했죠. 해당 데이팅 프로그램은 여성 출연자 1명이 3명의 남성 출연진 중 한 명을 골라 최종 커플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언뜻 ‘여성이 남성을 고른다’는 방식 때문에 여성이 우위를 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시스템 안에서 여성은 오히려 대상화되고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가짜 웃음을 지어야 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 많은 여성 시청자의 공감을 샀습니다. 동시에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고, 철저히 피해자의 관점에서 범죄 행각을 그려내 호평을 얻고 있죠. 하지만 <오늘의 여자 주인공>에 공감하는 여성 시청자들이 많다는 것은 한편으로 마음을 무겁게 만들어요. 무려 1970년대 여성들이 겪었던 공포가 21세기 여성에게도 멀지 않다는 뜻이니까요. 안나 켄드릭 역시 같은 마음입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로 돈을 벌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의 여자 주인공>을 통해 얻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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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렛허 (info@leth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