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과 여성 서사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 드라마 <정년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퀴어 소재를 다룬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는 것이에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원작은 게이인 남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청춘의 좌충우돌 사랑기를 그립니다. 영화에서는 여기에 주인공의 여자 사람 친구를 투톱 캐릭터로 각색해 두 청춘의 성장기까지 담백하게 담아냈죠. 무엇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원작을 해치지 않는 사려 깊은 각색으로 호평을 얻었는데요. 방송인 홍석천은 영화 감상 후 GV 행사에 참석해 “(영화 속) 대사로 아픔을 치유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과거의 드라마나 영화가 성소수자를 다소 납작한 캐릭터로 그려낸 것과 대비되는 점이 돋보인다는 평가입니다. 그런가 하면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등 기라성 같은 여성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정년이>는 원작 웹툰부터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인데요. 1950년대 배경의 여성 국극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통해 여성 차별의 역사를 심도 있게 다루어 많은 여성 독자의 공감을 얻은 바 있어요.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원작의 주요 인물이 삭제돼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주인공 정년이를 좋아하는 여성 캐릭터 부용이가 사라졌거든요. 원작에서 부용이는 글에 재능이 있는데도 아버지, 약혼자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인물로, 그 시대 여성을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였기에 드라마화에서 삭제된 것에 원작 팬들의 실망감이 더욱 큰 상황이에요. 다만 제작진은 부용이의 정서를 다른 캐릭터에 녹였다고 설명한바, 과연 어떻게 각색되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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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렛허 (info@leth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