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강에서 투신하는 남성의 비율이 증가하는 건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서울시의원의 주장을 보았어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OECD 29개국 중 꼴찌를 기록한 한국에서 말이죠. 과거와 비교했을 때 여성 인권이 신장했다고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글쎄요. 지역을 막론하고 성별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만연합니다. 심지어 북극과 남극에서 조차요. 글로벌 비영리 대안언론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극지방에서 일하는 여성 과학자의 79%가 현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했습니다. 과학 학술지 플로스 기후(PLOS Climate)에도 게재된 이 연구는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극지방에서 현장 근무를 한 여성 과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는데요. 응답자들은 성희롱, 폭력, 인종차별, 성 소수자 혐오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어요. “이건 여자가 할 일이 아니”라며 전문 장비를 빼앗기는가 하면, 실험실에서의 업무보다 요리와 청소 등의 업무를 더 많이 맡는다고도 했어요. 화장실이 충분하지 않아 생리 기간에 업무를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고요. 더 큰 문제는 이런 부당함 속에서도 여성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특히 경력이 짧은 여성 과학자일수록 향후 기회의 제한이 생길까 두려워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하는데요. 연구진은 이런 환경에서도 극지 연구를 계속하고자 하는 여성의 의지가 있는 만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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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렛허 (info@leth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