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것 같지 않던 마스크 시대가 저물었다. 기쁨도 잠시, 어쩐지 마스크 벗는 일이 망설여진다. 마스크를 핑계 삼아 방치했던 피부가 새삼 신경 쓰이는 탓이다. 하지만 걱정은 접어 둬도 좋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피부, 왜 관리해야 할까? 정답. ‘좋은 피부’를 갖기 위해서! 그렇다면 다시, ‘좋은 피부’란 무엇인가? 보기에 아름다운 피부? 어느 정도는 맞다. 하지만 좋은 피부의 가치는 아름다움에만 있지 않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눈에 보기 좋은 피부가 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말이다. 많은 사람이 동경하는, 티 없이 맑고 깨끗하며 부드러운 피부는 그 자체로 건강한 피부의 상징이다.
피부, 건강과 미용 사이
피부 건강과 피부 미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앞서 말했듯 건강한 피부는 곧 아름다운 피부의 동의어이기 때문이다.
피부는 두 가지 측면에서 건강한 삶을 좌우한다. 첫째, 인간의 몸 최전방에서 외부의 공격을 막아내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이때 유수분이 적절히 균형 잡혀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가 외부 자극을 제대로 방어해 신체 내부 기관이 미세먼지나 자외선, 세균 등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한다. 둘째, 피부는 인간의 몸 내부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알림창의 역할도 한다. 피로할수록 피부 결이 푸석푸석해지고, 생활 습관이 무너졌을 때 피부 트러블이 유독 심해지는 것이 그 예다. 수시로 피부 상태를 점검하고 꼼꼼히 돌보는 일이 건강한 삶과 직결되는 이유다.
마스크, 득과 독 사이
그렇다면 마스크는 피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뷰티 디바이스를 선보이는 기업 모스트엑스가 최근 2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63%의 응답자가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가 나빠졌다’고 호소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스크를 쓴 채로 숨쉬고 말하면서 내뿜는 습기, 박테리아, 나쁜 세균은 마스크에 부딪혀 다시 피부로 돌아간다. 이는 접촉성 피부염이나 여드름 등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밝은 색깔의 마스크는 자외선을 반사해 눈가 기미나, 잡티를 유발하기도 한다.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했던 마스크가 동시에 피부 건강에는 치명적인 빌런이었던 셈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금, 많은 사람이 피부 관리에 관심을 갖는 배경이다. 위의 설문 조사에선 ‘마스크 착용 해제 후 피부 관리와 메이크업 중 더 신경쓰게 된 것’에 관해서도 물었는데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7%가 ‘피부 관리’를 꼽았다. 반면 ‘메이크업’을 택한 응답자는 33%로, 훨씬 적었다. 이는 많은 사람이 피부 결점을 가리는 데 집중하는 메이크업보다 본래 피부 자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의 피부 MBTI는
피부 관리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은 자기 피부 타입을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그에 맞는 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 한편 피부 유형은 보통 건성/지성/복합성/민감성 정도로 구분하곤 하는데, 이보다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에 최적화된 관리법을 찾기 위해서다. 여기 ‘피부 MBTI’라고도 불리는 피부 유형 진단법이 있다. 미국의 피부과 전문의 레슬리 바우만(Leslie Baumann)이 2005년 자신의 저서 <더 스킨 타입 솔루션(The Skin Type Solution)>을 통해 제시한 것이다. 피부의 유수분, 장벽, 멜라닌 색소 활성도, 탄력을 기준으로 건성(Dry)/지성(Oily), 민감성(Sensitive)/저항성(Resistant), 색소성(Pigmented)/비색소성(Non-pigmented), 주름(Wrinkle prone)/탄력(Tight) 등 16가지 피부 유형으로 구분한다.
- 에디터손예지 (yeyegee@lether.co.kr)
- 참고대한피부과학회
- 디자인박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