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전 배 나옴, 정상일까?’ ‘진통제로도 다스려지지 않는 생리통, 시간이 약일까?’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이런 질문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도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는 못 한다. ‘심하면 병원에 가 보라’는 조언을 하는 이조차 드물다.
여성은 평생 약 35년 간 생리에 시달리면서도 정작 생리와 동반되는 문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생리전증후군(월경전증후군 Premenstrual Syndrome, 이하 PMS)이든 생리통이든 ‘당연하다’고만 여겨서다. 하지만 자칫 이런 인식 때문에 몸이 보내는 SOS 신호를 놓칠 수 있다. 생리와 함께 나타나는 몸의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신체가 스스로 해내는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특히 자궁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증상이 생리전증후군이나 생리통과 겹쳐 발현될 수 있다.
생리 전 복부 팽창과 팽만감의 이유
생리 전에 배가 나오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체내 호르몬 변화로 인해 아랫배가 볼록 나오는 수준이라면 생리가 끝나는 대로 원상 복구된다. 문제는 정상의 범주를 넘어섰을 때다. 심각한 경우, 마치 임신부처럼 배가 크게 부푸는 여성들도 있다. 이때는 PMS의 한 증상이 아니라 다른 자궁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PMS,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으로 복부 팽창 및 팽만감이 나타나는 경우, 이를 구별할 수 있는 증상과 원인을 정리한 표를 참고하자.
PMS VS 자궁근종 VS 자궁내막증
PMS | 자궁근종 | 자궁내막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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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 호르몬의 문제
① 에스트로겐의 과다 분비로 체내 염분과 수분이 쌓여 온 몸이 붓고 이 과정에서 복부가 팽창한다. ② 세로토닌 수치 저하로 식욕이 폭발하며 음식을 양껏 먹는 경우 ③ 프로게스테론이 대장의 연동작용을 방해, 소화기능을 떨어뜨리면서 복부에 가스가 차 팽창하고 팽만감을 느낀다. |
자궁에 비암성(양성) 종양인 자궁근종이 생기면서 자궁 크기가 비대해져 겉으로 보기에도 아랫배가 볼록 튀어나온다.
자궁근종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으나, 에스트로겐이 과다 분비되면 자궁근종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 |
자궁내막의 조직이 체내 다른 부위에 조각으로 증식하는 것으로, 특히 자궁내막이 대장에 위치했을 때 배가 부푼다.
자궁내막증이 생기는 명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 없으며, 체내 에스트로겐 과다 분비가 자궁내막증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구별되는 증상 | PMS의 다른 증상을 동반하며, 생리가 시작되면서 복부 둘레가 늘어나다 생리가 끝나면 거의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 ① 자궁근종으로 인해 부푼 아랫배는 손을 올렸을 때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② 생리가 끝나도 배가 가라앉지 않으며 다음의 증상 중 일부를 동반한다. |
①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부푼 배는 만졌을 때 딱딱하다.
② 생리가 끝나가도 배가 가라앉지 않으며 다음의 증상 중 일부를 동반한다. |
진단 및치료 | 완벽한 치료는 불가능하며,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의 조치 및 대비가 가능하다. | 골반 내진과 초음파 검사, 자궁경, 조직 검사, CT 혹은 MRI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 및 근종절제술, (임신 계획이 있다면) 자궁/자궁내막 절제술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위에 언급한 증상이나 기타 불편함이 없는 경우 제거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본다. |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조직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 및 자궁절제술, 피임약 복용 등의 방법을 취할 수 있다. |
*모든 치료는 환자의 연령, 건강 상태, 상황(임신 계획 여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생리통은 ‘정상’의 척도?
생리하는 여성의 절반은 생리통을 겪는다. 생리는 배란 후 임신이 되지 않아 탈락한 자궁내막이피와 함께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자궁내막세포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자궁의 강한 수축을 유발하는 데 이때 일시적으로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생리통을 느낀다는 것은 프로스타글란딘이 제 몫을 다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생리통 역시 그 고통의 정도가 심각하다면 자궁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자궁질환의 증상들을 동반하며 평균 이상의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속발성(이차성) 생리통이라고 한다. 반대로 앞서 언급한 정상적인 생리통은 원발성(일차성) 생리통으로 칭한다.
원발성 생리통 VS 속발성 생리통
원발성 생리통 | 속발성 생리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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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 배란 후 자궁내막이 탈락을 위해 자궁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산소 부족이 통증을 유발한다. |
골반 장기에 이상이 있는 경우 통증이 나타난다.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난소 낭종, 난관염, 골반염, 골반장기 수술 후 유착된 경우, 자궁경부협착, 골반 울혈, 자궁폴립 등. |
통증 시기 | 생리 시작 직전 또는 직후에 발생하여 2~3일간 지속된 후 증이 사라진다. |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발생, 생리가 끝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소염진통제, 호르몬제로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
구별되는특징 | 골반 장기에 이상이 없다. | 생리량 과다, 골반 압통, 배변 장애(설사, 변비 등)를 동반한다.방치하는 경우 만성 골반통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다. |
치료 | 소염진통제 및 호르몬제 사용,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으 로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근본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짠 음식, 카페인, 붉은 고기 섭취 및 환경호르몬 노출 줄이기, 비타민 및 채소 섭취, 적절한 운동 등)하는 것이 중요하다. |
원인이 되는 질환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취한다. |
속발성 생리통을 유발하는 질환의 기타 증상들
자궁선근증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층에 발견되는 질환이다. 성교통, 생리량 과다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호르몬제를 사용하거나 임신 계획이 없는 경우 자궁적출술, 자궁내막 절제술을 받을 수 있다.
난소 낭종
난소에 생기는 물혹이다. 낭종의 상태에 따라 통증이 한 곳에 나타나거나 하복부 전반에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 약하다면 진통체 복용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낭종이 파열되거나 꼬여 통증이 심해진다면 낭종 절제술, 난소가 완전히 괴사된 경우 난소 절제술을 받는다.
난관염
난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감염된 세균에 따라 다르지만 아랫배나 하복부에 통증이 나타날수 있다. 이 외에 요통,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염증이 만성화되면 난관유착, 불임, 자궁외임신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아 조기 치료해야 한다. 치료법은 항생제 투여부터 수술까지, 감염 정도에 따라 다르다. 완치될 때까지 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
골반염
골반염을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혈액검사, 자궁경부의 균배양 검사를 통해 진단받으면 항생제 투여로 치료받을 수 있다. 염증이 나팔관과 난소까지 확산한 경우 수술할 필요도 있다.
골반장기 수술 후 유착된 경우
유착으로 장 운동이 방해를 받아 생리통과 유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 성 관계 중이거나 운동을 할 때에도 통증을 느낀다. 진통제, 완화요법, 정신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으며 그런데도 차도 없이 증상이 심해지면 유착 박리 수술을 받는다.
자궁경부협착
자궁경부가 협착되면 생리혈이 자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골반으로 역류한다. 생리통은 심한데 생리량이 평소보다 적거나 출혈이 거의 없는 경우 이를 의심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로 상태를 확인한 후 수술 및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골반 울혈
골반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피가 모이는 현상이다. 하복부와 엉치뼈 부근에서 통증을 느끼며 이 외에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과 만성피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이 동반된다. 자궁경, MRI, 복강경 등을 통해 진단하며 정신요법,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효과가 없을 시 수술의 조치를 취한다.
- 에디터손예지 (yeyegee@lether.co.kr)
- 디자인박유정
- 참고<Endo Belly: What It Is, Symptoms, Causes, Treatment> feb. 11. 2020 www.healthline.com
- <생리통>, Nov. 12. 202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health.kdca.go.kr)
- <여성 건강 바이블>(매릴린 글렌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