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도 너무 많은 반려 가전의 세계, 막상 용기는 냈는데 여전히 선택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딜도
섹스 토이 기본 중의 기본. 삽입 자위에 쓰는 도구다. 가장 일반적인 딜도는 남성 생식기를 닮은 기다란 모양이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디자인은 더 다양하다.
수동 딜도는 직접 손으로 움직여야 한다. 자신이 없다면 전자동 기능이 추가된 딜도를 사용하면 되는데, 진동, 피스톤, 회전 딜도가 그 예다. 진동 딜도는 아래 소개할 바이브레이터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딜도의 본체가 진동하며 그 떨림으로 자극을 전한다. 피스톤 기능은 딜도가 스프링처럼 아래 위로 튕기며 실제 이성과의 삽입 관계 시 받을 수 있는 자극을 선사한다. 회전 딜도는 문자 그대로 회전하는 기능이 추가된 딜도다. 삽입 후 몸 안에서 회전하는 딜도를 통해 자극받는다.
딜도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이즈와 소재다.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과 취향을 토대로 적절한 직경과 삽입 가능 길이를 따져 보자. <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의 저자이자 섹스 토이 숍 유포리아를 운영하는 안진영 대표가 제시한 사이즈 기준표에 따르면 직경 3.2cm 이하는 얇은 편, 3.6cm 이상은 굵은 편이다. 길이는 11cm 이하는 짧은 편, 15cm 이상은 긴 편에 속한다.
소재는 실리콘 딜도가 안정성 면에서도, 촉감 면에서도 베스트이다. 다만 취향에 따라 강화유리, 메탈, 크리스털 딜도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소재의 안정성은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겠다)
바이브레이터
전 세계 여성들의 셀프 플레저 메이트로 가장 사랑받는 도구. 여성은 삽입보다 클리토리스 자극으로 오르가슴을 느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줄 수 있는 바이브레이터가 인기인 것이다.
물론 바이브레이터도 삽입 자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용도로 디자인된 것이 완드형 바이브레이터다. 지팡이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진동하는 부분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수도, 기분에 따라 삽입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다음은 클리토리스 자극에 최적화된 석션 바이브레이터. 흡입형이라고도 부른다. ‘흡입’이란 표현 때문에 빨아들이는 느낌을 기대한다면, 그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석션 바이브레이터의 대표 브랜드인 우머나이저는 특허받은 플레저에어 기술로 원톱 자리에 올랐는데, 이는 단순 진동이 아니라 공기의 파동을 이용하여 부드럽고 정확한 자극을 선사한다.
토끼 귀를 닮은 래빗형 바이브레이터는 위의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형이다. 삽입할 수 있는 딜도에 클리토리스에 닿도록 설계된 바이브레이터가 결합한 형태. 하나의 기기로 두 가지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사람의 신체 구조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바이브레이터의 위치가 몸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도 선보인다.
에그형 바이브레이터도 스테디셀러다. 이름처럼 달걀을 닮은 모양에 미니멀한 사이즈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것이 장점. 덕분에 클리토리스를 비롯해 자신만의 성감대를 탐구하는 데 용이하며, 역시 삽입도 가능하다.
넓은 부위에 가해지는 진동보다 포인트를 짚는 자극을 원한다면 핀포인트나 립스틱형 바이브레이터가 적합할 수 있다. 콤팩트한 사이즈와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이 매력이다.
커플용/남성용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한 반려 가전들도 있다. 남성 파트너의 발기가 오래 지속되도록 돕는 콕링이 대표적인 예. 최근에는 콕링이 달린 바이브레이터가 출시되며 이성 커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올인원 제품들이 사랑받고 있다. 또한, 딜도를 끼워 허리에 차는 스트랩온은 성별에 구분 없이 모든 커플이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남성용 반려 가전인 텐가의 컵 시리즈도 있다. 컵 시리즈는 남성을 위한 기구지만, 오나홀 처럼 여성의 신체 부위를 대상화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재
반려 가전의 소재를 이야기할 때 비다공성, 다공성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비다공성 소재는 합성 물질이 들어가지 않아 표면에 구멍이 없는 것을 말한다. 반면 합성 소재로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난 것을 다공성 소재라고 한다. 반려 가전의 소재로 적합한 것은 전자다. 우리 몸에 닿는 제품으로 순수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또 표면에 구멍이 없어야 완벽한 세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다공성 소재의 삼대장은 의료용 실리콘, 메탈, 강화유리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의료용 실리콘. 제품 설명에 FDA 인증을 받았다고 언급돼 있다면 안심. 실리콘은 안전할 뿐만 아니라 몸에 닿는 느낌도 부드러운 것이 장점이다. 단 실리콘은 같은 실리콘끼리 닿으면 표면이 상하므로 콘돔이나 젤을 함께 쓸 때 성분에 유의해야 한다.
메탈(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반려 가전은 실리콘 제품보다 단단하다. 따라서 경도의 취향이 확고한 이들이 선호할 수 있다. 메탈 특성상 온도에 예민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제품을 따뜻하게 유지하거나 차갑게 식힐 수 있다. 실리콘 베이스의 젤이나 콘돔과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실리콘보다 단단하고 메탈에 비해 부드럽게 느껴지는 강화유리는 주로 딜도의 소재로 쓰인다.
다공성 제품은 다음과 같다. PVC, TPR, TRE, 고무, 젤리. PVC나 TPR, TRE 소재는 말랑말랑한 촉감과 낮은 단가 덕분에 섹스 토이에 자주 쓰인다. 그러나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모두 다공성 소재이므로 관리가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적잖은 제조업체들이 PVC, TPR, TRE에 프랄레이트라는 화학 첨가제를 더하는데, 프랄레이트는 여성의 자궁근종을 키우고 임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 외에도 젤리실리콘, 실리젤, 실로젤, TPR실리콘, TRE실리콘 등 정체불명의 성분 표기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 에디터손예지 (yeyegee@lether.co.kr)
- 참고<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안진영)
- 이미지Smile Makers, Funfactory, Lovehoney, Romp, Womanizer, Svakom, Zalo, Iroha, Tenga, Shutterstock
- 디자인조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