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소통을 위한 단절, 뮤지엄 산

2021-08-10

명상이라는 무형의 내적 의식이 건축물로 태어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강원도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이다.

왜 뮤지엄 산인가?

뮤지엄 산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약 700m 길이에 삼각, 사각, 원형의 구조물이 연결돼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거친 콘크리트 건축물이 자칫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강원도의 고유한 지형에 순응해 완성된 덕에 마치 산이 품고 있는 듯 아늑함이 느껴진다. 뮤지엄 전체가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예술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 때문에 안도 다다오를 알지 못해도, 예술에 조예가 깊지 않아도 발을 딛는 순간 건축이 작품으로 어떻게 화했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뮤지엄 산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주는 선물인 셈. 숨가쁜 일상과 잠시 단절하고 예술, 건축, 자연과 나를 연결해 휴식을 선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경험할 것

2018년 뮤지엄 산에 특별한 명상관이 완성됐다. ‘살아갈 힘을 되찾는 장소’가 되고자 한 뮤지엄 산은 개관 5주년 기념으로 돔 형식의 명상관을 세웠다. 밖에서 바라보면 마치 고분이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 신라 고분을 모티프로 지었다. 이색적인 외관의 분위기는 안으로 들어서면 더 극대화된다. 약 132㎡(40평) 면적의 명상관 내부에는 천장 중앙을 가르는 아치형 창문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이 쏟아진다. 태양의 움직임을 체감하는 공간에서 진행하는 명상은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과 특별한 교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건축가의 이야기다.

명상은 40분 단위로 진행된다. 입장 시간마다 쉼 명상, 음악테라피 명상, 여유 명상 등 프로그램이 다르다. 모든 프로그램은 음원 명상으로 진행된다. 쉼 명상은 누워서 하는 이완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환기하는 호흡을 하며 몸에 쌓인 긴장감을 풀어낼 수 있다. 음악테라피 명상은 고요한 공간에서 싱잉볼 연주를 들으며 묵상하는 시간. 자연 명상은 숲의 소리를 들으며 몸과 마음에 쉼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명상을 마친 뒤에는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마음을 갈무리할 수 있다.

James Turrell ⓒ Wedgework-Cimarron,2014.Photo by Florian Holzherr, 뮤지엄산 제공

볼 것

명상을 한 이후 뮤지엄을 돌아보며 여유를 만끽해도 좋지만 좀 더 깊은 내면의 세계에 닿고 싶다면 제임스 터렐관에 가볼 것을 권한다. 빛과 공간의 예술가로 불리는 제임스 터렐은 빛의 아름다움을 이용해 무한한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가다. 뮤지엄 산은 그의 전용관을 마련해 대표 작품 4점를 전시하고 있다. 작품들은 모두 관람객이 선 위치와 시간, 조명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져 사색에 빠질 수 있도록 돕는다. 정해진 시간에 일정 인원만 입장할 수 있어 여유로운 감상이 가능하다.

제임스 터렐관의 특별한 프로그램도 경험해볼 만하다. 컬러풀 나이트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 토요일 저녁 45분간 사색과 명상을 위한 공간인 스카이스페이스와 호라이즈룸에서 진행된다. 편안한 자세로 작가의 인공 조명과 자연 하늘빛의 조화를 보며 어느 순간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사전 예약해야만 참여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주소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문의 www.museumsan.org
  • 에디터
    서희라 (seohr@lether.co.kr)
  • 디자인
    박솔미
  • 사진
    뮤지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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