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클리토리스를, 또 다른 누구는 G-스폿을 공략하라고 한다. 소문만 무성한 극강의 오르가슴을 선사하는 여성 생식기 성감대를 3곳으로 정리했다.
오직 쾌감을 위해 존재하는 클리토리스(Clitoris, 음핵). 요도 위 조그만 돌기처럼 생긴 곳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클리토리스는 빙산의 일각으로 4분의 3가량이 몸 안에 숨어 있다. 돌기는 몸 밖에, 클리토리스의 몸통과 두 갈래로 나뉜 뿌리는 몸 안에 파묻혀 있다. 자극에 민감하다는 남성 귀두의 두 배가 넘는 신경 말단이 존재하는 성감대답게 외부 자극에 충실하게 반응한다. 의도했건 안 했건 살면서 의자 모서리 또는 샤워기의 세찬 물줄기가 클리토리스를 살짝 건들면 간지러움이나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이미 겪어봤을 거라 믿는다. 전체 클리토리스의 크기는 약 10cm(성인의 경우)인데, 흥분하면 최대 20cm까지 부풀어 올라 평소보다 외음부가 커졌다고 느낄 수 있다. 빨갛게 충혈되기는 하지만 질처럼 분비물을 만들어내는 일은 없다. 파트너의 성기에 클리토리스가 지속해서 눌리거나 자극받을 때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지만, 손이나 기구를 사용해 천천히 마사지하듯 자극할 때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오르가슴에 도달할 확률이 높다.
독일인 의사 에른스트 그래펜베르크(Ernst Graefenberg)가 발견했다. 그의 성을 따 ‘G-스폿’이라고 하는데, 질 안쪽 벽에 위치하는 성감대다. 당신의 몸이 흥분으로 한껏 달아오르면 G-스폿에 체액이 차오르는데, 이때 질 내부로 들어온 성기나 섹스 토이와 부딪칠 경우 쾌감을 느낀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슴보다 드물게 나타나지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아직 G-스폿의 위치를 못 찾았다면, 질 내부로 검지나 중지 하나를 넣고 살짝 구부려본다. 이때 손끝에 닿는 질벽이 바로 G-스폿이다. 질 입구에서 약 3~4cm가량 떨어진 부분으로 G-스폿 자극용 섹스 토이 중에 구부러진 형태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G-스폿 오르가슴은 질 내 삽입 없이는 절대 도달할 수 없다. 손가락이나 성기, 섹스 토이를 질 내부로 넣고 그 지점을 리드미컬하게 자극하면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G-스폿의 존재에 대해선 주장이 분분한데, 몇몇은 G-스폿을 자극한다고 알고 있는 것이 ‘몸에 파묻힌 클리토리스의 일부를 자극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높지 않은 비율이지만 삽입 섹스만으로 오르가슴을 느낄 때, 바로 이곳이 자극받는 것이다. 자궁 경부와 방광 사이인 깊은 질 내부로 ‘딥 스폿’이라고도 한다. G-스폿 지점에서 5cm가량 깊게 들어간 위치다. 처음 발견한 사람은 의사이자 성 교육자 추아 치 앙(Chua Chee Ann)으로, 성관계 시 질 내 분비물이 잘 나오지 않는 여성들의 A-스폿을 10~15초간 자극한 결과 더 빠르게 흥분하고 질 내 분비물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성의 성기로도 닿을 수 있지만 깊은 곳에 위치해 길이가 있는 섹스 토이를 이용해 연속적인 피스톤 운동을 반복할 경우 바로 A-스폿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 정상 체위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베개나 쿠션으로 받치고 파트너의 성기를 깊게 삽입하거나 일명 ‘도기’라고 하는 후배위를 하면 이 지점을 쉽게 자극할 수 있다고 한다.
- 에디터김민지 (minzi@lether.co.kr)
- 참고 서적니나 브로크만, 엘렌 스퇴켄 달,
- <질의 응답:우리가 궁금했던 여성 성기의 모든 것>, 2019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