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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 운동을 하면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2022-02-01

파트너가 없어도, 반려 가전을 쓰지 않아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운동을 하다가 불현듯 찾아오는 코어 가슴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의 공공 보건학 교수이자 성 건강 연구가인 데비 허베닉(Debby Herbenick) 박사는 2012년 37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녀의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바로 운동 유발 오르가슴, 학술 용어로는 EIO(Esercise-Induced Orgasms), 이른 바 코어 가슴(coregasm)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370명의 여성 중 124명은 운동을 하다 성적 흥분감을 느낀 적이 있고, 246명은 확실한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건 코어 가슴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닌 이미 50년 대부터 학술지에 언급돼 왔다는 사실이다. 허베닉 박사의 연구는 그동안 구전처럼 내려왔던 코어 가슴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운동 좀 하던 여성들이 자신이 느낀 게 오르가슴이었다며 간증처럼 말을 쏟아 내기 시작한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코어 가슴, 성적 오르가슴과 같을까?

허베닉 박사는 성관계로 느끼는 오르가슴과 유사하지만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강렬하기보다는 좀 더 둔한 느낌에 가깝고 따끔거리는 반응이라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성적 자극이나 생각으로 유발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클리토리스가 아닌 하복부나 허벅지 안쪽, 골반에서 잔떨림과 같은 특별한 감각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모든 여성은 코어 가슴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어떤 여성은 운동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불쾌감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운동만 하면 누구나 다 느끼는 걸까?

모든 사람이 다 느끼는 것은 아니다. 연구 결과에서 여성 10명 중 1명이 일생 동안 운동으로 인해 오르가슴을 경험한 적이 있고, 소수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했다. 다만 나이가 젊다고, 체력이 더 좋다고 오르가슴을 잘 느끼는 건 아니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 대부분 평범한 수준의 체력을 갖고 있었고 나이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기 때문.

코어 가슴은 남성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어 가슴 연구의 대부분은 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남성 코어 가슴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

코어 가슴 더 잘 느끼는 방법 있을까?

코어가 강할수록 코어 가슴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코어 운동을 꾸준히 할수록 성감이 발달할 수 있다는 의미. 또 허베닉 박사는 코어 운동을 하기 전 20~30분 정도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해볼 것을 권한다. 심박수, 혈압, 호흡 및 성적인 감각을 담당하는 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면 골반 부위를 포함해 혈액 순환이 좋아져 더욱 극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코어 가슴을 일으키는 특정 운동이 있다?

어떤 근육이 코어 가슴을 일으키는 지 명확하게 증명된 것은 없다. 그러나 허베닉 박사는 코어 가슴과 관련된 가장 일반적 운동은 복부 운동, 로프 오르기, 자전거 타기, 역도 등이 있다고 말하며 특히 연구에 참여한 여성의 절반이 복부 운동에서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건 허베닉 박사가 제시한 운동이 모두 골반저근 강화 운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생식기 쪽 혈류를 자극하면서 순환을 도와 오르가슴에 이르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레그 레이즈

여성들이 가장 많이 코어 가슴을 느꼈다고 말한 동작은 하복부 운동 중 하나인 레그 레이즈다. 편안하게 누워 아랫배에 힘을 주고 다리를 들어 올린다.

크런치

무릎을 90도로 세운 뒤 상복부에 힘을 주면서 상체를 들어 올린다. 그다음 양발을 90도로 올려 하복부에 긴장을 가한다.

히프 브릿지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리고 의자 또는 짐볼 위에 올린다. 양 발바닥을 밀어내며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이때 허리가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 에디터
    서희라 (seohr@lether.co.kr)
  • 디자인
    이초희
  • 참고
    Debby Herbenick & J. Dennis Fortenberry (2011) Exercise-induced orgasm and pleasure among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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