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Say

깡마른 몸이 뚱뚱한 몸보다 건강할까?

2022-06-21

‘마른 몸매’에 대한 열망으로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이들을 지적하면 ‘그래도 비만보다는 낫지 않느냐’라는 답이 돌아온다. 과연 그럴까? 서수진 유어클리닉 대표원장에게 물었다.

Q. 깡마른 몸이 뚱뚱한 몸보다 건강한가요?

그렇지 않아요. 현대사회는 비만의 위험성은 매우 강조하면서도 저체중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주목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실제로 저체중인 사람이 과체중인 사람보다 건강이 훨씬 안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한 저체중은 영양실조나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생리 주기에도 영향을 미쳐요. 이것이 장기화되면 임신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높죠.

Q. 탄수화물을 자제하고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게 건강에 좋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대사에 꼭 필요한 필수적인 영양 성분이거든요. 다이어트를 위한 저탄고지 식단이 유행하면서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여성이 많은데요. 건강 문제로 체중을 감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이런 식단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역으로 몸에 큰 무리가 될 수 있어요.

Q. 절식이나 원푸드 다이어트 등 식단 조절로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치팅데이’에 일반식을 먹으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을까요?

주기적으로 ‘치팅데이’를 정하고 평소 섭취하지 못했던 영양소를 신경 써 식사한다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치팅데이’의 간격을 너무 멀게 설정하면 제대로 된 영양 보충이 이뤄지지 않겠죠?

Q. 체질량지수 상 ‘정상체중’의 몸은 통통하거나 뚱뚱하게 느껴져요. ‘정상체중’의 기준이 너무 높은 것 아닌가요?

정상체중은 말 그대로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의 체중을 말해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미용적으로 아름답게 이미지화 된 체중은 사실상 저체중에 해당하는데, 앞서 언급했듯 저체중 역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랍니다.

Q. 체질량지수 상 ‘저체중’이지만 특정 부위에 살집이 있어요. 이럴 때 운동을 하면서 식단 조절도 하는 게 도움이 될까요?

특정 부위에 축적된 지방이 불만이라면 당연히 그 부위에 맞는 운동을 해줘야 해요. 식단 조절도 하면 좋지만, 무작정 식사량을 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운동 전에는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적정량의 탄수화물을 잘 챙겨 먹어야 하고, 운동 후에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해당 부위의 지방이 연소되고 근육으로 대체될 수 있답니다.

Q. 체지방은 무조건 적을수록 좋나요?

아닙니다. 성별에 따라 적정 체지방률이 다른데, 여성은 체지방률이 20~25% 정도여야 호르몬을 원활히 생성하고 유지할 수 있어요. 체지방을 과도하게 줄이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일이랍니다.

Q. 다이어트의 성공 기준을 체중이나 체질량지수로 설정해도 되나요?

개인의 신장과 체중으로 계산하는 체질량지수는 건강한 몸과 체형을 나타내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체질량지수 상 저체중이더라도 실제 몸에 근육량 대비 체지방량이 많다면 마른 비만일 확률이 높고요, 정상체중을 벗어났더라도 근육량이 많고 골밀도가 높다면 매우 건강한 몸으로 볼 수 있거든요. 체중의 숫자나 체질량지수보다는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의 비율이 더 중요합니다.

Q. 다이어트 강박증에 걸린 것 같을 때는 어떤 병원에 가야 하나요? 또 병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받게 될까요?

다이어트 강박증으로 일상 생활이 어렵고 불안감이 만성화되는 상황이라면 평생 삶의 질이 떨어질 거예요. 그럴 때는 신경정신과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병원에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각자 상태에 적합한 치료(상담요법, 행동요법, 약물요법)를 받게 됩니다.

Q. 현재 비만은 아니지만 언제든 살이 찔까 봐 두려워서 다이어트를 멈출 수 없어요.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게 살이 찌고 나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요?

스스로 다이어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현재 몸 상태와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여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장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야 해요. 이 과정에서 노력이 강박이 되지 않도록 멘탈 관리도 해야 하고요. 체중이 좀 불어나더라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체중과 식이, 건강에 대한 올바른 견해와 이미지를 정립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서수진

유어클리닉 대표원장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프라이빗 클리닉 유어클리닉&메디컬스파의 대표원장이다. 대한비만건강학회, 대한여성비만노화방지학회, 대한미용웰빙학회, 대한비타민연구회, 대한비만치료학회 등 비만과 피부 건강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현재는 매거진 및 일간지 등 각종 미디어가 일순위로 찾는 뷰티 엑스퍼트로서 비만과 피부 관리에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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