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냉동에 대해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렛허가 대신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난소 기능이 완전히 떨어져 난자 채취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나이는 관계없어요. 반대로 가임력이 좋은 경우에는 굳이 난자 냉동을 할 필요가 없으니 오히려 고민스러울 때는 의사와 상담 후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난자 냉동 시기를 논의하는 걸 권합니다. 다만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난자 냉동을 할 수는 있지만 미혼인 상태에서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냉동 난자를 사용할 수도 없어요. 우리나라 관련 법규상 법률혼 관계가 확인되거나 사실혼 관계가 증명될 때만 냉동 난자를 사용할 수 있어요
난자 냉동은 암 치료를 앞둔 사람들이 시행한 시술이었어요. 때문에 유방암 같은 가족력이 있어도, 현재 유방암 환자이더라도 가능합니다. 다만 시술 전 의사와 상담할 때 과거력, 가족력, 기저 질환, 복용약 등을 미리 말하는 게 좋아요.
성관계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합니다. 다만 질 막 손상이 걱정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난자 채취 전 검사는 질 내 초음파가 아닌 항문 초음파로도 진행할 수 있지만, 난자 채취 때는 질 초음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질 막 손상 가능성이 있어요.
난자 채취는 과배란을 유도하는 방식이라 난자 냉동을 준비한다면 배란을 억제하는 피임약 복용은 중단해야 해요. 시술이 끝난 후 의사와 상담 후 다시 복용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2주 후부터 다시 복용합니다.
사회적 난자 냉동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임신과 출산 확률을 추산하기는 어려워요. 난자 냉동은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 현재 상태의 가임력을 보존하는 시술로, 임신과 출산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결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젊을수록 건강한 난자가 나오는 건 사실입니다. 난자 역시 신체와 마찬가지로 노화의 과정을 똑같이 겪기 때문이죠. 실제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임신을 위해 더 많은 수의 난자가 필요한 경향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특히 35세 이후로 난소 기능이 떨어져 이 시기가 지나기 전에 하려는 사람이 많죠.
난자 상태만으로 가임력을 보장할 수는 없어요. 당연히 정자 상태도 중요하죠. 연구 논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정자도 35세 이후에는 운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35세 이후에 임신과 출산을 고려하고 있다면 부부가 함께 동결을 고민하면 좋겠어요.
여성은 태어날 때 약 200만 개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서서히 감소합니다. 갓 태어난 여아에게 난자가 가장 많죠. 다만 이 난자는 평생 사용하는 난자 양에 비해 매우 많아 채취한다고 폐경이 빨라지지는 않아요. 또 난자 냉동은 저절로 퇴화하는 난자 또한 자라게 하는 거라 긍정적인 측면도 있어요.
허윤정
산부인과 전문의
차 여성의학 연구소 서울역 산부인과 전문의로 시험관아기 시술, 습관성 유산, 배란장애,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분야에서 진료하고 있다. 특히, 여성 가임력 보존을 위한 ‘37난자은행’, 난임 이전 맞춤형 생식능력 관리를 위한 ‘가임력 Check-up’에서도 활발하게 진료를 수행하고 있다.
- 에디터서희라 (seohr@lether.co.kr)
- 도움말허윤정 교수(차 여성의학 연구소 서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