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Say

내게 맞는 산부인과, 어떻게 고를까?

2021-06-10

산부인과 방문을 결심했다면 그다음은 검색이다. 막연하게 인터넷에서 헤매지 않고 내게 맞는 병원은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조언을 구했다.

첫 번째, 내 생활 반경 내에 있어 오가기 편한 병원

감기 때문에 흔히 찾는 이비인후과나 내과만 하더라도 멀면 가기 싫어진다. 산부인과도 마찬가지. 특히 산부인과는 정기검진이 아니고선 1회 방문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염증 같은 경우 최소 두 번은 방문해야 깔끔하게 나을 수 있다. 집에서 가깝거나 학교 혹은 회사 근처 자주 다니는 동선에 있는 병원을 고르는 게 현명하다.

두 번째, 내가 편하게 궁금증을 묻고 진료받을 수 있는 의사

서울시립보라매병원의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는 의사의 성별이 실력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 의사에게 진료받는 게 마음이 편하다면 그게 정답이라고 한다. 마음이 편해야 자신의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산부인과에 가는 게 익숙하지 않은 젊은 여성일 경우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병원에 갔을 때 담당 의사가 남자여도 괜찮은지, 여자 의사에게 진료받는 게 더 편한지 한번 상상해본 다음 정하는 게 좋다고.

세 번째, 산부인과를 방문하려는 목적에 맞게

당연한 얘기지만 산부인과도 진료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임신을 위해서라면 출산이 가능한 분만 병원을 고려해야 하고, 자궁근종이 있다면 관련 진료와 시술 경험이 많은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또 여성 성형이 목적이라면 성형을 주로 하는 산부인과를 추천한다. 그러나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질염, 그 외 기본 여성 검사 등은 모든 산부인과 병의원에서 진료가 가능하고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다만 한 가지 추성일 전문의는 어떤 증상에 대해 환자 스스로 진단하고 행동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과거 생리통이 심한 환자가 배에서 뭔가 만져지자 인터넷 검색을 한 후 근종 같다고 판단하고 자궁근종 전문의를 찾아 모 대학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봤습니다. 병원이나 환자 모두에게 비효율적인 선택이죠. 그보다는 가까운 산부인과에 가서 정확하게 진단받고, 담당 의사와 진단에 맞는 병원을 찾아보기를 추천합니다. 어떤 병원이 좋은지, 어떤 선생님이 잘하는지는 의료진이 더 잘 알거든요.”

고려 대상에서 배제해야 하는 병원은?

위의 3가지 기준으로 고르고 골라 방문한 병원이 실망스러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병원을 옮겨야 할까? 미래아이 산부인과 류지원 전문의는 환자가 병원에서 불쾌함을 느꼈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병원을 옮기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나쁜 산부인과는 아니어도 나와 맞지 않는 산부인과일 수 있다는 것. 또한 환자에게 불안감을 주는 병원도 피하라고 한다.

“처음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은 과도한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성병 검사나 균 검사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그렇죠. 이때 담당 의사가 막연하게 ‘균이 검출됐다’, ‘치료해야 한다’고만 말하면 환자는 더욱 불안해집니다. 회음부에는 원래 균이 살고 있기에 검사 결과에서 균이 나왔다고 다 치료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증상을 동반한 균, 괜찮은 균 등 충분히 설명해야 환자가 안심할 수 있죠. 그런데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설명으로 불안감을 가중시킨다면 좋은 병원이라고 하기 어려워요. 다만 말투가 무뚝뚝한 것 같더라도 결과를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환자가 잘못 알고 있는 정보를 바로잡아준다면 꾸준히 다녀도 좋을 것 같아요.”

덧붙여 그녀는 진료비를 과도하게 청구하는 병원도 주의하라고 말한다.

“2020년부터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비용 부담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물론 아직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도 많고 증상에 따라 비보험 검사를 꼭 해야 하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환자에게 비용 부담이 될 수 있기에 병원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검사로 우선 진단을 내리거나, 비보험 검사를 해야 할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그 이유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드립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병원에 갈 때마다 비보험 검사를 진행한다면 피하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류지원 전문의는 나와 맞는 병원을 찾고 그곳을 꾸준히 다니면서 치료하는 게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도움되는 일이라고 조언한다.

“산부인과 질환은 대부분 천천히 진행되고 생리 사이클에 따라 변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곳을 꾸준히 다니면 진료 기록이 남아 있어 그 기록에 따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거든요. 초음파 검사나 자궁경부암 검사도 마찬가지예요. 장기적으로 변화의 추이를 살펴보고 진단받는 게 환자에게 중요해요.”

  • 에디터
    서희라 (seohr@lether.co.kr)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