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면 유방암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유방통이 있으면 오히려 유방암의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 가슴은 왜 아픈 걸까? 통증에 따라 그 원인을 살펴봤다.
“가슴이 전체적으로 무겁고, 쓰려요”
여성들이 겪고 있는 대부분의 유방 통증이 바로 이 주기적 통증이다. 대체적으로 생리 5일 전 가슴이 부풀고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없던 멍울이 만져지고 불쾌감이 심해진다. 통증 부위를 명확하게 지적하기는 어렵지만 유두를 중심으로 바깥쪽과 위쪽에서 묵직하고 쓰린 통증이 느껴진다. 심한 경우 겨드랑이와 팔까지 통증이 전달되기도 하고 가볍게 스치는 정도에도 깜짝 놀라며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주기적 통증을 겪는 여성의 90%는 생리가 시작되면 통증이 감소하고 평균 5일 정도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통증이 계속되거나 생리 주기가 아닌 데도 이 같은 통증을 계속 느낀다면 유방 클리닉을 방문해 약물 치료를 받거나 생활 습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이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생활 습관은?
·피임약, 신경안정제 등 약제 복용
·동물성 지방 위주의 식습관
·커피, 콜라, 녹차 등 카페인 과다 섭취
·무절제한 음주 습관
·극심한 다이어트 및 격렬한 운동
“칼이나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파요”
칼이나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호소하고 비교적 정확하게 통증 부위를 지적하는 경우, 호르몬과 관계없는 비주기적 통증으로 볼 수 있다. 주로 폐경 전후에 발생하고 40대 이상 여성과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젖꼭지 주위나 유방 안쪽에서 통증의 원인이 되는 무언가가 감각신경을 자극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주기적 통증에 비해 통증 기간은 짧지만 날카로운 아픔이 계속 이어지고 대부분 한쪽 유방에서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염증으로 인한 유방 농양이나 유방염, 유선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비주기적 유방통은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염증이 원인이라면 외과적 처치나 항생제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 또 통증과 함께 멍울이 만져진다면 종양의 가능성이 있으니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간혹 위식도 역류나 협심증, 대상포진처럼 유방과 근접한 부위의 통증을 유방통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찌르는 듯 아픈 통증 원인은?
·화끈거리고 날카로운 통증이 있는 화농성 유선염 또는 농양
·멍울이 만져지고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섬유성 낭종
·기타 염증 질환
유방 통증으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를 진찰해보면 대부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때문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지속적으로 아프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 또한 유방통의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가슴 통증으로 인해 유방암이 아닐까 스트레스를 받았던 환자가 검진 후 유방암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자 통증이 바로 사라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수유를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한 환자는 검사 결과 어떤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수유를 중단하자 즉시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모유 수유의 압박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통증을 유발한 것입니다. 그만큼 유방통은 심리 상태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으니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유방통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커피, 차, 초콜릿 등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지방질이 높은 음식도 통증 기간 동안 자제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 본인에게 잘 맞는 속옷을 착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꽉 끼는 브래지어는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유방을 압박해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의사와 상의 후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박소은
일산차병원 유방센터 교수
일산차병원 유방센터에서 유방암과 양성 유방질환을 중점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특히 유방암 분야에서 최소 침습 수술을 통해 미용적 측면뿐 아니라 수술 이후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의사로 이름 높다.
- 에디터서희라 (seohr@lether.co.kr)
- 자문박소은(일산차병원 유방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