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Say

성욕은 여자가 강할까? 남자가 강할까?

2022-01-04

여성의 성욕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모아 강동우 성의학 전문가에게 물었다.

남녀 성욕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캐나다의 로즈메리 바송(Rosemary Bassoon) 박사가 처음 이야기했는데요. 남녀의 성욕 중 보편적인 차이는 ‘사랑의 감정’이에요. 남성의 성욕은 남성 호르몬을 필두로 하는데 반해 여성은 ‘친밀감’이 있어야 성적 욕구도 느껴요. 예를 들면 남성은 처음 보는 상대에게 성적 욕구를 느끼는 데까지 한 달 정도가 걸린다고 하면 여성은 세 달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여성의 성욕은 사회적, 생물학적 인자가 깊이 관여하는 복잡한 분야인데, 측정이 쉽지 않고 보수적인 사회의 시선 때문에 관심은 턱 없이 부족해요.

여성의 성욕은 남성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네, 남성과 달리 여성의 성욕은 주기적인 사이클을 가지고 있어요. 배란기일 때 성욕이 가장 높고, 생리 전후로도 성욕이 높아집니다. 배란기일 때 욕구는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욕구에 가까워요.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관계를 하고 싶은 경우죠. 반면 생리 전후는 심리적이에요. 공허감과 예민해진 심리에서 오는 욕구죠.

성욕은 여자가 강할까요? 남자가 강할까요?

남성이 강하죠. 첫 번째는 호르몬의 차이예요. 남성 호르몬이 성욕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이인데, 애초에 문화적으로 여성의 ‘성적 억제’가 많았거든요. 이런 이유에서도 여성의 성욕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아요. 남성은 외부 활동이 많은데다 많은 자손을 원하는 반면, 여성은 집 안에서 자손을 책임감 있게 보호하는 역할이 강해서 더 그랬죠.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우울한 성향 자체는 여성에게 많이 보이는 현상이거든요. 우울감이 성욕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우울감이 높아지면 성욕은 자연스레 낮아집니다.

남자한테 장어나 복분자처럼 여자의 성욕을 높이는 음식이 있나요?

성욕을 높이는 음식 같은 건 잘 못 먹던 시절, 몸 보신이 필요한 때 이야기예요.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성욕에 좋은 음식은 따로 없어요. 지금은 오히려 적게 먹으라고 해요. 성 기능은 영양이 과다할수록 문제가 생기거든요. 가장 좋은 정력제는 ‘적당히 먹고 운동하기’예요.

그렇다면 비만이 성욕과 관련 있나요?

네, 관련 있어요. 비만하게 되면 혈류에 영향을 주고 호르몬의 불균형이 찾아와요. 특히 복부 비만인 경우 성 기능도 떨어지기 쉬운데, 지속되면 성욕마저 떨어지고요. 악화되면 성생활을 기피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실제로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복부 비만 여성에서 정상 체중군에 비해 성기능 만족도가 낮고, 성교의 빈도도 낮다는 결과도 있어요.

성욕이 없는 것도 질병이나 장애인가요?

원인이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질병으로 봅니다. 성적 욕구가 생기지 않거나 적게 생기는 것을 ‘성욕 저하증’이라고 하고 성욕이 떨어져서 성생활을 기피하는 것을 ‘성 기피’라고 해요. 문화적 혹은 종교적인 이유로 성욕이 떨어지거나 없는 상태를 ‘성적 억제’라고 하고, 가장 심한 경우를 ‘성 혐오’라고 합니다. 단순히 성생활을 피하는 수준을 넘어서 혐오하는 단계죠.

성욕 장애, 치료해야 할까요?

치료해야 합니다. 성욕 장애의 원인은 정말 다양하거든요. 원인의 배경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해요. 심리 치료나 호르몬 치료가 있고, 비만 치료도 있어요. 진료 과목도 다양한 편입니다. 정신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내분비내과 그리고 부부 치료까지. 원인이 다양한 만큼 접근도 다방면으로 이뤄져야 해요.

성 의원은 어떤 사람들이 찾나요?

여성도 남성도 모두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성욕과 관련해 성욕 저하증, 불감증, 성교통까지도 다루고요. 발기 부전, 조루처럼 성 기능 장애를 상담하고 치료하기도 해요. 섹스 리스나 외도까지 상담의 폭도 넓어요.

강동우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 한국인 최초로 미국 킨제이 연구소를 정식 연수한 성의학 전문가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 성의학을 알리고 이중적인 성 문화를 바로 잡는데 앞장서고 있다. 성욕 저하, 성기능 장애를 비롯해 남녀를 둘러싼 다양한 성 문제를 다룬다.

  • 에디터
    김민지 (minzi@lether.co.kr)
  • 도움말
    강동우 전문의(강동우 성의원)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