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My Body

성생활이 활발한 사람만 받는 줄 알았어요(feat. 미레나 시술 후기)

2022-08-09

미레나 1년 4개월 차 M
92년생, 미혼, 자궁근종이 있음

미레나 시술 과정

심한 생리통과 많은 생리량, 자궁근종 확진 > 산부인과 상담 > 생리주기에 맞춰서 재방문, 초음파 검사 > 미레나 삽입 시술 진행 > 일주일 후 위치 점검 및 출혈 여부 확인 > 3개월 후 미레나 위치 확인 > 이후 여러 번의 검진과 상담 > 현재

 

시술을 권한 건 바로 엄마

자궁근종 외에는 특별한 여성 질환이 없고, 매년 건강검진에서도 이상소견이 딱히 없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우선 주변에서 피임 장치를 자궁 내에 삽입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주로 성생활이 활발한 사람들이 받는 시술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부끄러운 생각이었죠. 시술을 권한 건 오히려 엄마였어요. 미레나가 자궁 내막을 보호하기도 해 생리통 완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거든요. 주기는 꾸준한 편인데 생리통이 심해서 늘 힘들어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셨거든요. 다른 이유로는 2020년 겨울쯤 자궁에 근종이 있는 것을 알게 됐어요. 생리량이 많은 것도, 생리통이 심한 것도 모두 자궁근종 때문이라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여성 의사가 시술하는 병원을 원했어요

남자 의사가 있는 곳도 가봤지만 제가 불편하더라고요. 유명하다는 산부인과도 환자가 너무 많아서인지 진료를 꼼꼼히 본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산부인과에서 일했던 지인의 추천을 받아 지금의 병원을 방문했는데, 만족스러웠습니다. 지인들의 추천이 도움이 됐어요.


보험적용 대상자였고 혜택을 받을 수 있었어요

미레나 기구 비용만 33만 원 정도 한다고 들었어요. 저는 자궁근종과 생리통으로 보험적용 대상자였고, 22만 원 정도 지원받을 수 있었죠. 그 외 상담 진료, 초음파, 시술 비용은 별도지만 총 20만 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시술받았습니다.

너무너무 아파서 시술을 후회했어요

시술 당일
너무 아팠어요. 진료비 수납을 기다리는 것마저 힘들었죠. 배가 뭉치고 아픈 느낌이 들어 화장실에 가보니 시술 후 사용하라고 주신 패드가 피로 흥건히 젖어 있었어요. 온종일 배가 계속 아팠어요. 미레나가 자궁 내 피임 장치 중 가장 크다고 하는데, 당일에는 아랫배가 약간 튀어나온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일주일 후
아랫배에 느껴지는 간헐적인 통증과 함께 부정 출혈이 계속되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심했죠. 아무리 양이 적지만 출혈이 계속 돼 생리대를 계속 교체해야 했으니까요. 그때 병원에 가서 점검받았는데, 계속 출혈이 있는 상태라 약해져 있는 대음순, 소음순 부분을 소독한 걸로 기억해요. 병원에서 출혈이 생각보다 오래가서 질 정 같은 것을 질에 넣어줬는데, 그 이후로 간지러움이 많이 개선되고 출혈도 심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요.

3개월 후
부정 출혈을 거의 석 달 동안 달고 살았어요. 생리대가 닿는 부분에 발적이 생기고 질염이 생겼을 때와 비슷한 간지러움을 느꼈어요.

첫 생리 주기
여전히 부정 출혈이 있었던 터라 생리 주기는 그대로 지나갔어요. 하지만 더 이상 생리통으로 힘들지 않았고 평소처럼 오버나이트를 써야 하거나 잘 때는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어요. 적응 기간이라 그런지 올라오지 않던 여드름이 급격하게 올라오거나 가끔 아랫배가 너무 뭉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럴 때면 여지없이 패드에 피가 묻어났어요.

현재
생리량이 1/10로 줄어든 상태예요. 더 이상 생리 기간에 대형 생리대나 및 오버나이트를 사지 않아요. 생리통도 90% 정도 줄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궁근종에 문제가 생겼어요. 저는 자궁근종 완화라는 미레나의 효과를 볼 수 없었거든요. 시술 후 초기 1cm 가량으로 줄어든 자궁근종이 현재는 6~7cm로 커져 수술해야만 하는 상황이에요. 효과는 개인 차가 늘 있고, 자궁 내 호르몬 피임장치가 자궁근종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니라는 점, 모두 참고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피임장치가 자궁근종의 크기를 키운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라고 해서 생리량과 생리통이 줄어든 것만으로도 만족 중이에요.

  • 에디터
    김민지 (minzi@lether.co.kr)
  • 디자인
    권영아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