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그저 하나의 짓이 되는 것이다’라는 김택화 화백의 철학은 김택화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요가에도 적용된다. 요가와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특별한 경험, 김택화미술관으로 초대하는 이유다.
왜 김택화미술관인가?
미술관 여행 하면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앞에 ‘제주’를 붙이면 달라진다. 여기에 김택화미술관이 가진 매력을 덧붙이면 여행이 한결 풍성해진다. 김택화미술관은 제주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차도를 따라 들어가면 마주하는 네모반듯한 회색 건물이 김택화미술관이다. 제주 하면 으레 떠올리는 초록 잎과 바다색과는 어울리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두고 볼수록 요란하지 않고 정갈한 제주와 닮았다. 또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며 필연적으로 생긴 공간에 해가 비치면 특별한 자리에 선 기분이 든다. 미술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치유는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김택화미술관이 특별한 이유는 미술관의 매력을 아우르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바로 요가 클래스. 작품이 뿜어내는 예술을 온몸으로 느끼며 요가를 배울 수 있다.
경험할 것
미술관에서 경험하는 요가는 해외에서는 이미 친숙한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브루클린 뮤지엄. 150만 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미술관이다. 이곳의 철학은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만남을 통해 우리 자신과 세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이다. 예술과 세상, 그리고 자신을 연결시키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요가 워크숍을 여는데,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정착했다. 김택화미술관의 요가 클래스 역시 마찬가지다.
요가 강사 박다라와 함께하는 클래스는 관람객이 없는 오전 10시 고요함 속에서 시작된다. 들숨과 날숨을 느끼며 호흡으로 다스리는 수업은 성찰에 가깝다. 박다라 강사는 어렵고 심오한 고전적인 요가 스타일에서 벗어나 하나의 동작을 행하며 자연스럽게 요가의 개념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녀는 미술관에서 하는 요가의 매력을 ‘고요한 예술의 시간’이라고 압축한다.
“요가는 바쁘게 서두르는 세상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도록 도와줍니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요가가 부각되고 있는 요즘 요가 스튜디오의 경계도 점점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의 풍광 그림이 가득한 공간에서 진행하는 요가 수업은 더 의미가 있습니다. 살아 숨 쉬는 듯한 제주도의 자연을 주제로 한 그림에 둘러싸여 오로지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연이 인간에게 가져다 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마음이 고요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천천히 이루어지는 동작 사이사이로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장소가 주는 특별함을 배가시킨다. 최대 10명까지 참여할 수 있어 작품과 요가에 집중할 수 있다. 요가 매트는 준비되어 있으므로 편한 옷차림으로 방문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볼 것
김택화미술관 속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에 문을 연 김택화미술관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도시가 개발됨에 따라 사라지고 있는 제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1990년대 대표작인 신흥리 해안 전경과 삼양동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모습은 이제는 사라진 풍경이라 더욱 의미 있다. 작품 감상에 더해 눈여겨볼 만한 또 하나는 작품의 프레임이다. 1990년대 초중반에서 2000년까지 작가는 파노라마 프레임에 스케치와 유화를 남겼다. 이후 2000년에 이르러 정사각형 프레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작가가 바라보고 생각하는 제주의 모습을 다른 프레임으로 바라볼 수 있어 흥미롭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신흥로1
문의 kimtekhwa.com
- 에디터서희라 (seohr@lether.co.kr)
- 디자인박솔미
- 사진김택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