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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 조절 대신 직관적 식사

2022-06-21

다이어트를 할 때마다 성공과 요요를 반복한다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어 다이어트를 일시적 기아 상태로 인식하므로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열일’했을 뿐이다. 이 말이 더 절망스럽다면, 요요 없이 평생 가는 다이어트 방법도 있다. 바로 다이어트를 그만두는 것이다.

탈다이어트란

문자 그대로 다이어트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칼로리를 계산해서 식단을 조절하거나 운동량을 과하게 늘이거나 강도를 높이는 일을 멈추는 것, 그리고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버리는 것이 바로 탈다이어트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같이 정크푸드를 먹거나 아무 운동도 하지 않고 ‘집콕’ 생활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탈다이어트의 원칙

나의 몸 제대로 마주하기

올바른 신체상(Body Image)을 정립해야 한다. 사회가 만든 미의 기준이 곧 자신의 이상향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의지를 탓하지 않기

다이어트의 부작용 중 하나는 종국에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이어트 도중 간식을 먹었다고, 혹은 다이어트 후 요요를 겪었다는 이유로. 그러나 이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신체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탈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동시에 무의미한 죄책감을 떨쳐 버리자.

나의 몸을 믿고 식사하기

다이어트 산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식이 조절이다. 먹는 양을 줄이지 않고 운동만 하면 ‘건강한 돼지’가 될 뿐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하지만 함부로 양을 줄이고 종류를 제한하면 오히려 먹는 것에 더 집착하게 된다. 생각을 줄이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해 식사하자. 이를 ‘직관적 식사’라고 부른다.

 

직관적 식사란 

미국의 영양전문가 에블린 트리볼리와 영양치료사 엘리스 레시가 1995년 고안한 식사법이다. 이들은 원래 체중 감량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식단을 짜는 일을 했다. 두 사람이 고객의 건강과 생활 방식, 선호도를 고려하고 영양 성분까지 꼼꼼히 따져 만든 식단은 고객을 목표 체중에 도달하게 해주었으나,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요요를 겪은 고객들이 다시 찾아오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두 사람은 원인을 찾고자 했고, ‘식단을 지켜야 한다’는 고객의 압박감이 가장 큰 문제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에블린과 엘리스가 방향을 바꿔 직관적 식사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배경이다.

직관적 식사의 핵심은 ‘다이어트의 굴레에서 벗어나 뇌의 신호를 존중하는 것’이다. 건강한 식사를 하면 좋지만 그게 우선일 필요는 없다. 먹는 행위에 있어 어떤 죄책감이나 딜레마도 겪지 않기 위해서다. 말만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무의식 중에 칼로리를 계산하거나 한 끼를 풍족하게 먹으면 다른 끼니를 덜 먹으려는 만년 다이어터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다음의 원칙을 따라보자.

직관적 식사의 원칙

다이어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라

SNS 속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는 무시하자. 체중을 빨리, 쉽게, 평생 감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보조제 한 알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처럼 말하는 광고 모델들은 사실 더 엄격한 식단 조절과 운동,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배고픔을 존중하라

배가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자. 공복 상태의 홀쭉한 배가 일시적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할 수는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허기진 상태가 계속되면 그 다음 식사 때 먹는 양을 통제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음식과 화해하라

음식을 적으로 생각지 말자. 건전지로 작동하는 로봇이 아니고서야 인간은 음식을 먹어야 살 수 있다. 음식을 제대로 먹어야 우리 몸도 제대로 기능한다. 음식을 덜 먹으면 덜 먹을수록 우리 몸은 들어오는 음식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얻기 위해 오히려 더 집착할 뿐이다.

음식 감독관에게 반박하라

다이어트 원칙을 지키는지 감시하려는 마음 속 음식 감독관이 있다면, 이제 은퇴시키자. 한 조각의 초콜릿이 몇 칼로리인지 김치 한 장에 나트륨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따지지 말자. 먹어도 되는 음식과 먹어선 안 되는 음식 역시 나눌 필요 없다. 이런 잣대가 많아질수록 뇌는 스트레스를 받고 이 스트레스가 오히려 식욕을 폭발시키거나 마음을 울적하게 만든다.

포만감을 느껴라

편안할 정도로 배가 부르면 멈추자. 편안한 상태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면 식사 중간에 잠깐 수저를 내려놓고 맛이 어떤지, 배는 어느 정도로 부른지 가늠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위해선 음식 남기는 일을 아까워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먹을 만큼의 양을 준비하는 것이 베스트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해서 목 끝까지 음식물이 차오를 정도로 먹어선 안 된다. 남은 음식은 포장을 하거나 다음 끼니에 먹으면 된다. 이 지점에서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 하면 폭식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족 요인을 찾아라

먹는 기쁨을 충분히 느끼는 것이다. 음식의 맛에 집중해 천천히 음미해 보자. 원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었을 때의 만족감은 포만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아도 충분히 배부르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음식을 이용 말고 감정에 대처하라

우울, 불안, 스트레스 때문에 먹지 말자. 물론 먹는 것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데 일시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는 있지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정서적인 허기를 달랠 방법은 따로 찾자.

몸을 존중하라

나의 유전자를 인정하고,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자. 몇 번이나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가 갖게 되는 대부분의 부정적인 감정은 ‘비교’에서 비롯된다. ‘나는 나, 너는 너’의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운동으로 기분의 차이를 느껴라

칼로리 소모를 위한 운동은 하지 말자. 대신 몸을 움직일 때의 느낌에 집중하라. 운동을 함으로써 더해지는 일상의 활력에 기뻐하는 것이다. 물론 기초 체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운동은 괴롭기만 할 것이다. 이럴 때는 걷는 양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다. 흔히 걷기는 운동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하지만, 그건 평소 운동을 즐기는 이들에게나 해당하는 소리다. 운동량이 적은 편이었다면 시간을 내어 걷는 것만으로 운동한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몸 역시 변화한다.

적당한 영양으로 건강을 존중하라

영양을 챙기는 건강한 식사는 직관적 식사의 마지막 원칙이다. 앞서 언급했듯 영양상으로 완벽한 식단을 짜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직관적 식사를 통해 자신의 몸에 잘 맞고 미각도 만족하는 음식을 찾다 보면 결국 건강하고 맛있는 식단을 찾게 될 것이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참고
    <다이어트 말고 직관적 식사> (에블린 트리볼시·엘리스 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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