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상담소

여성 상위, 재밌게 오래 하고 싶어요

2021-11-09

‘재밌게’, ‘오래’라는 단어에서 유추해 볼 때 현재 여성 상위 체위에서 나도, 상대도 그다지 만족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섹스는 둘이 하는 거다.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서는 두 사람이 모두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다.

여성 상위 체위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좋아하지 않는 여성이 제법 많다. 일단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왜 힘들까? 첫째 ‘요령이 없어서’이고, 둘째는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서’다.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 상위 체위일 때 자신의 모습이 파트너에게 오롯하게 보이는 것이 싫은 이유가 많다. 이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여성 상위 체위가 내키지 않는다면 상대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하지 않는 게 맞다. 특히 질 안이 찔리는 느낌이 들거나 아프면 더더욱. 내가 아프고 싫은데 상대가 좋을 리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서로의 오르가슴을 위해 도전하고 싶다면 방법이 아주 없지 않다.

오래가는 건전지의 비결은 코어 근육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보니 당연히 근육의 영향을 받는다. 평소 운동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면 여성 상위 체위가 힘들 수밖에 없다. 좀 더 오랜 시간 즐기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코어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굳이 섹스가 아니더라도 코어 근육은 건강한 삶을 위해 필수이니 꾸준히 할 것을 권한다. 추가적으로 골반저근 운동을 추천한다. 골반저근은 골반 아래에 위치한 근육 다발로 이곳이 약해지면 요도, 방광과 같은 장기도 약해진다. 골반저근은 케겔 운동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 알다시피 케겔 운동은 질을 조였다 풀었다 반복하는 운동이다. 질의 탄력은 건강과 더불어 섹스의 만족도까지 높여주니 하나의 스킬을 익히는 셈 치고 꾸준히 해보자.

허벅지가 신호를 보내면 두 팔을 앞으로

허벅지가 신호를 보내는 순간이 있다. 달달 떨리며 ‘나는 여기까지’라고 말하는 순간. 근데 시작한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누워 있는 파트너 머리 옆 바닥에 양손을 지지하고 말하자. “자기가 움직여 볼래?” 여성 상위 체위는 여성이 혼자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파트너가 조금씩 움직임을 주면서 함께 리듬을 타야 덜 힘들고 느끼는 것도 쉽다

클리토리스 자극하기

삽입 섹스로 오르가슴을 잘 느끼는 여성은 여성 상위에서도 느낄 확률이 크다. 만약 자세를 어떻게 바꿔도 느낌이 오지 않는다면 클리토리스를 같이 자극해 주자. 상위 체위에서 클리토리스 자극을 더할 경우 그동안 잘되지 않았던 피스톤 운동이 잘되는 경우도 많다. 섹스 토이를 써도 좋고 상체를 앞으로 낮춰 클리토리스가 파트너에 닿도록 한 다음 움직임을 주면 된다. 스스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게 부끄럽다면 뒤돌아서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이때는 움직임을 과격하게 주면 상대가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페니스는 생각보다 민감하고 연약하다.

원을 그리다 앞뒤, 위아래로

무턱대고 처음부터 강하게 피스톤 운동을 하면 그야말로 10초 컷으로 마무리되기 십상. 여성 상위 체위는 천천히 물을 길어 올리듯 오르가슴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거다.

오르가슴이 전혀 없을 때를 0, 클라이맥스를 100이라고 가정해 보자. 처음에는 질을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원을 그리듯 정적으로 부드럽게 시작해서 50만큼 오르가슴이 올라오면 내 클리토리스 위치에 맞춰 엎드려서 상대와 함께 움직인다. 이렇게 하다 보면 파트너의 텐션이 점차 올라와 움직임이 격렬해진다. 그렇게 오르가슴이 80 가까이 갔을 때는 앞뒤나 위아래로 서로 합이 맞는 움직임을 지속한다. 오르가슴이 80 정도 올랐을 때는 절정으로 치닫는 과정이다. 힘들다고 속도를 갑자기 확 멈추거나 움직임을 멈추면 훅 떨어질 수 있다. 80을 유지한다는 생각으로 앞에서 체력을 비축해 클라이맥스까지 달려가자.

강혜영

피우다 대표

해방촌에서 여성친화 섹스토이 숍 ‘피우다(Piooda)’를 운영한다. 유튜브 채널 피우다 언니를 통해 더 많은 여성들과 만나며 건강한 성문화와 섹스 토이 사용법에 대해 알리는 중.

  • 에디터
    서희라 (seohr@lether.co.kr)
  • 강혜영(피우다 대표)
  • 일러스트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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