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떤 반려 가전을 들여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주목. 현재 여성 친화 반려 가전 숍 클리클릭을 운영하며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여성을 위한 섹스 토이 리뷰 및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는 판다 대표에게 ‘입문자를 위한 토이’ ‘가성비 토이와 프리미엄 토이의 차이’ ‘자체 선정 베스트 토이’를 물었다.
대부분의 여성 자위용 토이는 진동으로 성기를 자극한다. 진동이라고 하면 휴대폰 진동을 떠올리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그 때문인지 앱스토어에 바이브레이터 기능이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휴대폰의 진동은 자위 용도로 쓰기는 강도가 턱없이 약하고, 모양도 적절하지 않다.
진동 토이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클리토리스 자극을 위해서다. 손으로 문지르거나 비비는 등의 자극으로도 오르가슴에 닿을 수 있지만, 시간을 꽤 들여서 정성스럽게 만져주어야 하므로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간다. 토이의 강한 진동은 이를 쉽게 해결해주기 때문에 손을 이용한 자위에 지친 여성, 좀 더 쉽게 오르가슴을 만나고 싶은 여성, 반복적인 애무가 권태로운 누구나 토이를 사용해보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처음 토이를 구매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진동 기능이 있는 ‘가성비’ 좋은 토이로 먼저 시작해보기를 추천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성기를 진동으로 자극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첫 토이부터 자신에게 꼭 맞는 것을 찾기 쉽지 않아 이왕이면 가격 부담이 덜한 제품들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자위와 토이에 관심이 많았던 스무 살, 사진으로만 보던 토이를 드디어 직접 구입할 수 있게 된 때의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이니, 당시에는 토이에 대한 정보가 많지도 않았을뿐더러 주위에 추천해줄 만한 지인도 없었다. 결국 어떠한 가이드 없이 온라인 숍 판매 랭킹 1위 제품을 주문했다. 7만 원대의 제품이었는데 배송 박스를 열어 보니 상상 이상으로 사이즈가 큰 토이가 들어 있었다. 당연히 질 안에 삽입하기 쉽지 않았고 결국 진동 기능만 활용해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데 몇 번 쓰다 포기해야 했던 슬픈 기억이 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진동 토이의 선택지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입문자라면 한 손에 꼭 들어오는 사이즈의, 약한 정도부터 강한 정도까지 진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부담되지 않는 가격대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실리콘 소재의 유럽 ROHS, CE 인증 등을 통해 안정성이 입증된 토이 중 부담 없는 가격대의 제품들을 소개한다.
위 토이들은 코튼 에그 불렛, A5 미니 바이브레이터, 아포조이 스타맨으로 서로 모양만 조금 다를 뿐 기능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사용 방법은 전원을 켠 다음, 가볍게 손에 쥐고 클리토리스에 갖다 대주면 된다. 첫 사용에 겁이 난다면 속옷 위로 갖다 대기만 해도 색다른 자극에 금방 매료될 것이다.
클리토리스에 닿을 듯 말 듯 살짝 문질러주거나, 젤을 발라 부드럽게 비벼주는 방법 등으로 사용하면 된다. 꼭 이 방법대로 하지 않아도 되고, 토이를 이리저리 사용 해 보면서 각자의 취향을 찾아 연구해가며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섹스 토이라면 질에 삽입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길쭉한 딜도 형태의 토이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처음 토이를 구매할 때 클리토리스 바이브레이터가 달린 토이보다는, 일자 형태로 길쭉한 토이를 구매하기를 권한다. 미니 바이브 G-스폿과 에스핸드 나이트를 추천하는 이유다.
단 클리토리스 자극용 바이브레이터가 함께 있는 토이는 사람마다 클리토리스의 위치와 크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오프라인 토이 매장에서 일했을 때 만난 한 고객은 첫 토이로 클리토리스 자극용 바이브레이터가 달린 딜도 타입의 제품을 구매했다가 실제 사용 시 너무 불편해 가위로 잘라버렸다고 했다. 일자 형태의 토이는 위의 소개해드린 바이브레이터처럼 클리토리스 자극용으로 사용해도 좋고, 질 자극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삽입용 토이를 원한다면 이러한 형태로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프리미엄 토이는 제품 패키지부터 아름답다. 만듦새도 훌륭하다. 고급 실리콘 소재를 사용, 자체적인 a/s 서비스, 등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들이 제공된다. 이처럼 프리미엄 토이의 장점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최소 10만 원대부터 시작해 30만 원대를 훌쩍 넘기도 한다.
그렇기에 많이들 “고가의 토이가 ‘느낌’ 또한 훌륭할까?”를 궁금해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 대부분 토이는 진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진동은 떨림으로 전달하는 자극이다. 금액대마다 진동의 강력함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도 3만 원 토이가 3만 원의 오르가슴을, 30만 원 토이는 30만 원어치의 오르가슴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토이의 기능에 따라서 일반적인 토이와는 다른 색다른 자극을 주거나, 특별한 기능이 있는 제품들이 있다. 수많은 토이를 만나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자면, 처음부터 수십만 원의 고가 토이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적당한 가격대의 토이를 하나, 둘 만나보다가 토이에 투자할 만한 욕심이 생겼을 때 구매해 보아도 전혀 늦지 않으니, 조급하게 고가의 토이를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 글에서 소개하고 싶은 가성비 토이는 키스토이의 미스 브이브이, 프리미엄 토이는 잘로의 유니콘 세트이다.
두 가지 모두 정말 좋아하는 토이인데, 하나로 두 개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무엇보다 클리토리스와 질을 같이 자극함으로써 어떤 토이보다 더 큰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위의 ‘입문자를 위한 토이’에서도 언급했듯 딜도에 클리토리스 바이브레이터가 달린 형태의 토이는 클리토리스 위치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차이 나는데, 미스 브이브이나 유니콘 세트는 직접 클리토리스 바이브레이터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어 만족감이 훨씬 높았다.
전체적인 구성은 두 제품이 크게 다르지 않다. 클리토리스를 흡입할 수 있는 본체와 연결된 에그 바이브레이터가 있다. 사용법도 비슷하다. 주로 에그 바이브레이터로 질을 자극함과 동시에, 흡입 바이브레이터로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한다. 이렇게 사용할 경우에는 미스 브이브이나 유니콘 세트나 만족도 부분에서는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인 유니콘 세트의 경우 하단의 바이브레이터를 분리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는 데서 차별점을 갖는다. 추가로 제공되는 바이브레이터에 피스톤 기능이 있어 진동으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자극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피스톤이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클리토리스와 질 자극을 동시에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면 사용해보기를 추천한다.
최고의 토이를 꼽아 달라는 질문을 받고 상당히 고민했다. 어떤 제품을 소개할까 고민을 거듭하다 ‘최고의 토이!’라는 표현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올랐던 토이 두 가지를 소개하기로 결심했다.
새티스파이어 트월링 펀
출시 직후 예쁜 디자인, 그리고 기존의 토이에서 볼 수 없었던 길쭉한 모양에 매료돼 구입한 토이다. 트월링 펀 이전에 주미오에서 스틱형 바이브레이터를 선보인 바 있지만, 이 제품은 진동이 상당히 강해서 특별히 강한 자극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사용하기는 어렵겠다고 느꼈다. (게다가 충전 시간이 무려 12시간인데 사용 시간은 고작 40분에 불과했다!)
트월링 펀은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에 11가지의 진동으로 취향에 맞게 자극할 수 있고, 혼자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데에도 좋고, 파트너와 관계 중에 사용하기도 상당히 좋다. 일반적인 바이브레이터의 경우 지름이 2cm 이상이기 때문에 관계 중에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려고 한다면 파트너와 부딪히기 쉬워 삽입과 동시에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트월링 펀은 굵기가 젓가락과 비슷해 관계 중에 사용할 때도 부딪힐 일이 없다. 덕분에 파트너와 관계 중에 함께 사용할 토이로 적극 추천한다. 또 소음이 적어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에도 방에서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어 20대 초반의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찾는 토이기도 하다.
우머나이저 듀오
토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우머나이저. 우머나이저에서 출시한 여러 제품 중 특히 만족스러웠던 것은 우머나이저 듀오다.
우머나이저 듀오는 흡입 바이브레이터와 삽입 바이브레이터가 결합한 형태로, 질과 클리토리스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토이다. 앞서 ‘가성비 토이와 프리미엄 토이의 차이’를 소개할 때 언급한 미스 브이브이, 유니콘 세트와 기능이 같다. 그러나 우머나이저 듀오는 흡입 바이브레이터가 클리토리스를 두드려주는 자극의 강도가 타제품에 비해 훨씬 힘 있고, 삽입 바이브레이터 역시 더욱 굵고 긴 형태로 질 내부가 골고루 자극되는 느낌을 받았다.
우머나이저 듀오는 특별한 센서를 통해 흡입 바이브레이터가 클리토리스에 닿아야만 작동한다. 토이를 클리토리스와 질에 잘 조준하기만 한다면 닿자마자 ‘우머나이저 듀오가 있다면 평생 혼자 살아도 나쁘지 않겠는걸?’이라는 생각이 절로 떠오를 것이다.
흡입 바이브레이터와 삽입 바이브레이터의 진동 강도는 각각 12단계로 섬세한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자극이 상당히 강렬해서 오래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야말로 30초 오르가슴! 오랜 시간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짧고 강렬한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아쉽지 않았다. 무료한 일상에 강한 자극을 느끼고 싶은 여성, 더 나은 오르가슴에 욕심이 있는 여성이라면 꼭 한번 사용해 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판다
클리클릭 대표
온라인 여성 친화 반려 가전 숍 ‘클리클릭’을 운영하고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트위터 계정 ‘반려가전에 진심인 판다씨’와 유튜브 채널 ‘클리클릭[반려가전 가이드]’를 통해 반려 가전과 자위에 대한 여성들의 고민과 질문에 답하며 건강한 섹스 토이 사용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 에디터손예지 (yeyegee@lether.co.kr)
- 글·사진판다
- 이미지Satisfyer, Womanizer
- 디자인박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