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Say

제로 탄산과 제로 소주, 혈당 관리에 도움 될까?

2023-06-13

기존의 탄산 음료나 주류 대신 ‘제로 슈가' 제품을 마시는 것이 정말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까? 혈당 관리 중 치팅데이를 가져도 될까? 당뇨병과 혈당에 관하여 반드시 알아야 할 상식들.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영양사인 닥터스윗비와의 QNA를 통해 알아보자.

무가당 음료 및 주류, 식품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까?

설탕과 같은 당 대신 인공 감미료를 넣은 제품들의 경우 당류 섭취를 줄일 수는 있다. 하지만 여태의 여러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보자면, 인공감미료로 당류를 대체한 식품이 실제 혈당을 개선하거나 체중을 감소하는 데 효과가 있는지 입증하지 못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무가당 제품 섭취를 권하는 것이 권장되는 상황은 아니다.

당뇨병, 당뇨병전단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평생 꾸준히 식단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도 가끔은 당지수를 신경쓰지 않고 음식을 먹는 ‘치팅데이’를 가져도 될까?

혈당 관리를 위한 식습관의 기본은 음식 섭취를 절제하고 천천히 음미하며 즐기는 것이다. ‘치팅데이’의 의미가 평소 식욕을 꾹 참고 있다가 날을 잡아 폭식을 하는 것이라면 혈당 관리에 적합하지 않다. 다만 평소 혈당을 관리하느라 멀리했던 외식을 즐기거나 일반식을 먹는 의미라면 적당량을 즐겁게 섭취하면 된다.

당뇨병전단계(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상태에서 관리를 통해 정상 혈당을 회복했다면, 혈당이 다시 높아질 위험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과거 한 번이라도 당뇨전단계를 경험한 적이 있는 성인이라면 당뇨병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 혈당을 회복했더라도 연 1회는 혈당 검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혈당 수치를 파악하기를 권한다. 또한 일상에서도 꾸준히 식사, 운동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의 부작용 중 하나가 질염과 같은 생식기 질환이라는데, 그렇다면 여성은 이 치료제를 사용해선 안 되는 것일까?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당을 배출시켜 혈당을 낮춘다. 이때 소변에 섞여 나오는 포도당으로 인해 생식기에 세균 증식이 쉬워질 수 있는데, 이것이 여성에게는 질염을, 남성에게는 비뇨기 감염을 일으킨다. 따라서 SGLT-2 억제제로 인한 생식기 염증은 성별과 무관하게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다. 하지만 부작용과는 별개로 SGLT-2 억제제는 혈당을 조절하는 동시에 심장 혈관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큰 당뇨병 환자를 치료할 때 우선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치료제가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갖고 있는 만큼 SGLT-2 억제제 역시 현재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득과 실을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

당뇨병은 ‘당뇨발'의 위험 때문에 발 관리에도 신경써야 하는데, 당뇨병 환자가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앞코가 뾰족한 신발, 발볼을 압박하는 디자인의 신발을 신는 것도 위험할까?

당뇨병 환자는 혈관과 말초신경의 손상으로 발을 다쳐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또 상처가 더디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는 하이힐은 물론, 발을 압박하는 디자인의 신발은 신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외에도 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하체에 압박을 가하는 거들, 스타킹 등의 착용도 피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을 동반한 당뇨병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더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종류의 만성 질환은 환자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당뇨병은 삶의 질을 크게 해치는 질환으로 손꼽힌다.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는 현실에 위축되는 심리, 치료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거나 주사해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으로 인해 혈액의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탓에 뇌에서 기분과 관련된 신경절달물질을 적절히 생성하지 못하는 것도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항우울제 장기 복용이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하지만 반대로 당뇨병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우,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의와의 진료 및 상담을 통해 현재 환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 및 치료법을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과 당뇨병 치료는 충분히 병행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임신성 당뇨병이 생긴 임신부에게서 태어난 아기도 당뇨 발병 위험성이 높을까?

신생아 시기에는 오히려 저혈당 위험이 크다. 혈당이 높아진 환경에서 태아기를 보내면서 췌장이 자극받아 인슐린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라나면서는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정상 임신부에게서 태어난 아기보다 2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산모와 아기 모두 비만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혈당 관리에도 신경쓸 필요가 있다.

당뇨병 관리 중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모든 영양소는 천연 재료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를테면 당뇨병 환자 중 메르포민 성분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으로 비타민B12 결핍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때에는 고등어, 꽁치, 연어 같은 생선 한 토막, 메추리알 5개, 굴이나 어패류 1~2개, 멸치 한 스푼, 오징어, 새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등 비타민B12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으로 보완 가능하다. 다만 여러 이유로 음식만으로 충분한 섭취가 어렵고, 비타민B12 결핍으로 인한 빈혈이나 신경병증이 심한 상황이라면 의사와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처방을 따르면 된다. 다만 예방 차원에서 영양제 형태로 섭취하고 싶다면 이 역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관리 중 영양제를 고를 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을까?

영양제 자체에 당 성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홍삼과 같은 건강보조식품에는 쓴 맛을 중화하기 위해 당분이 첨가되어 있다. 또 글루코사민 같은 관절영양제는 그 자체가 당 성분이므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닥터스윗비

가정의학과 전문의

영양학을 전공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누구나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알아야 할 정보와 지켜야 하는 생활 팁을 공유하는 데 앞장선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 <건강한 생활 연구소>를 통해 건강 상식을 알리고 있으며, <닥터스윗비의 영양상담실>을 운영하며 1대1 카운슬링도 제공한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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