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제주도에서, 아가스트 요가

2021-08-10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귀해진 제주. 제주를 찾는 발길이 부쩍 늘어난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하지만 소란스럽지 않게 섬의 기운을 발끝으로 느끼고, 제주의 하늘을 손끝으로 만져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아가스트 요가다.

왜 아가스트 요가인가?

제주도에는 자연의 품에서 요가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관광객이 활기 있게 오가는 곳에서 요가를 하거나 원주민이 모여 사는 곳에서 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아가스트 요가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야만 닿는 깊은 곳에 자리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와 벌레 소리 정도가 이곳의 소음. 눈을 감으면 지금 있는 곳이 제주인 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자연에게 위로받는 느낌이다.

아가스트 요가에서는 인 요가, 포레스트 요가, 오다카 요가를 중심으로 현대 요가를 가르친다. 현대 요가는 기존에 정해진 자세를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움직임을 찾아가는 것에 가깝다. 일상에서 무거워진 몸과 둔탁해진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고 회복과 치유를 위한 요가랄까?

아가스트 요가는 배우 윤진서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10여 년 전 해외에서 요가를 공부할 때부터 불려온 본명 윤수경에서 따온 ‘수(Su)’라는 이름이 익숙해 아가스트에서는 배우 윤진서가 아닌 요가 강사 수로 인연을 맺는다.

“아가스트에서는 어떤 특정한 자세나 동작을 ‘완성’하도록 다그치지 않습니다. 개인이 지닌 고유의 상태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돕고, 오히려 완성해야 하는 동작의 범위나 각도, 모양을 정하지 않음으로써 가장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형태와 변화가 스스로 다가오도록 합니다. 수업을 레벨로 구분하지 않는 것도 그런 연유예요. 그래서 재활이 필요한 분들이나 임산부, 고령층도 특정 요가만이 아닌, 취향과 흥미에 따라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하길 독려합니다.”

아가스트 요가에는 특별한 점이 또 있다. 모든 수업에 개념을 확장한 명상을 응용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명상이 정적이고 고차원적 수행이라면, 아가스트에서는 음악, 책, 자연, 사람과의 수평적 소통에 가깝다. 정기적이지 않지만 이런 개념의 음악명상, 북명상, 오감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참여해보면 좋다.

경험할 것

8월에는 특별한 이벤트 ‘해피 다이어리’가 열린다. 아가스트 요가에서 8월은 의미 있는 달이다. 8월을 뜻하는 영어 어거스트(August)가 산스크리트어로 아가스트(Agast)이기 때문이다. 해피 다이어리는 수강생들이 원하는 수업에 대한 의견을 모아 반영한 커리큘럼으로, 이전보다 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수강생은 10명 안팎으로 지붕에 있는 정자에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80분간 수업을 진행한다. 안전하고 정제된 자연 속에서 하는 마음 수련, 매력적이지 않을 리가. 요일별 수업이 다르고 매월 새로운 시간표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다. 100% 예약제이기 때문에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먹을 것

매번 간식이나 식사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아가스트 요가의 리트리트 기간에는 케이터링이 준비된다. 올해는 11월에 예정되어 있다. 뮤지션 하림의 음악 연주와 어우러져 논알코올 칵테일과 전문 셰프의 손길로 완성된 비건 런치를 제공한다.

머물 곳

자연을 만끽하며 요가를 하고 나면 새삼 자연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아가스트 스테이는 자연을 다정하게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숙박 공간이다. ‘자연에 무해한 집’이라는 애칭을 가진 아가스트 스테이는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구옥을 개조한 독채다.

양성필 건축가가 인간과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벽은 규조토로, 천장은 히노키 나무로, 바닥과 가구는 화이트 오크와 같은 친환경 재료로 만들었다. 맨발로 숙소 구석구석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무해함 덕에 긴장이 풀어짐을 느낄 수 있다. 요가와 일상을 구분 짓지 않기 위해 스테이의 정원을 중심으로 요가 수업이 진행되는 정자가 비스듬하게 거리를 두고 있다. 숙박객의 요청이 있다면 동선과 시간 조율이 가능하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연명로 228-11
문의 www.agastyoga.com
  • 에디터
    서희라 (seohr@lether.co.kr)
  • 디자인
    박솔미
  • 사진
    아가스트 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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