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My Body

지극히 정상인 당신의 유두

2021-06-29

움푹 숨어버리고 고불고불하게 자란 주변의 체모까지. 여기 지극히 정상적인 유두라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모았다.

우리는 ‘유두(유두 복합체)’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따지면 두 영역으로 나뉜다. ‘젖꼭지’라고 부르는유두와 그 유두를 둘러싼 흑갈색의 둥근 부분인 유륜이다. 만인의 성감대이기도 하며 육아 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유두.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기관이지만 남에게 쉽게 내보일 수 없는 탓에 정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설령 이상해 보일지라도 건강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극히 적으니 우선 안심하자.

1. 크거나 작거나

유두의 크기는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 커서 좋고, 작아서 나쁜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가슴 건강과도 아무 관련이 없는데, ‘유두가 크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남성의 유두 크기가 고만고만한 데 비해 여성들의 유두 크기는 평균을 낼 수 없을 만큼 천차만별이다. 다만 성인이 되어서 유륜의 크기는 변할 수 있다. 임신 중에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면 자연스레 커진다.

2. 분홍색이거나 흑갈색이거나

유두의 색도 타고난 피부처럼 멜라닌 색소에 의해 결정된다. 옅은 분홍색부터 흑갈색까지 다양한데, 내 것이 분홍색이 아니라 해도 지극히 정상이라는 뜻이다. 멜라닌 색소가 많을수록 어두운색을 띤다. 자연스럽게 피부가 어두운 사람일수록 유두의 색은 검다. 성생활이 활발할수록 유두의 색이 짙다’는 이야기는 근거 없는 소문일 뿐. 성생활의 횟수와 전혀 상관없다. 호르몬에 따라 색깔이 변하기는 한다. 특히 임신 기간에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멜라닌 생성 세포를 자극해 색이 다소 진해질 수 있다. 출산과 수유가 끝나면 진해졌던 색이 다시 옅어진다고 하니 걱정할 것 없다.

3. 들어가거나 나오거나

한쪽 유두 혹은 양쪽 유두가 가슴 안으로 움푹 들어간 경우도 있다. 외부 온도나 자극에 따라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은데,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이 ‘함몰 유두도 모유 수유할 수 있는가?’에 대해 궁금해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스’다. 약간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이유는 아이가 모유를 먹을 때 유두가 아닌 유륜을 자극해 모유의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모유의 양도 유두의 함몰 여부가 아닌 아이가 엄마 젖을 무는 빈도에 따라 자연히 늘거나 줄어들게 된다고.

4. 분비물이 나오거나 안 나오거나

모유 수유를 하지 않아도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에 따르면 대 생식 능력을(??) 가진 여성에게 종종 나타나는 생리적인 현상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티셔츠나 브래지어가 가슴을 계속 자극하거나 펜넬이나 아니스 같은 특정 허브를 먹었을 때도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다만 피, 녹색 고름이 분비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5. 너무 예민하거나 너무 둔하거나

유두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있다. 유두 아래 그물처럼 연결된 말단 신경이 성적 자극을 받으면, 성적 흥분에 관여하는 뇌간까지 전달된다. 실제로 약 30%의 여성이 유두 자극을 통해 오르가슴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만지기, 핥기, 깨물기, 꼬집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받은 유두는 단단하게 발기하고, 이때 ‘사랑의 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이 분비되는 것. 이 옥시토신의 영향으로 여성은 성적 흥분 상태에 도달한다. 이와 반대로 아무리 유두를 자극해도 어떤 성적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 사람도 많다. 번외로 성적 흥분과는 다르지만, 유두를 자극하면 슬프거나 우울해지는 ‘슬픈 젖꼭지 증후군(Sad Nipple Syndrom)’도 있다. 마치 우주 속에 혼자 남겨진 듯한 우울함과 불안함 등을 느낀다고. 유두가 자극받는 동시에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불규칙적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6. 털이 나거나 안 나거나

놀라지 않아도 된다. 정상이다. 사춘기, 임신, 생리 및 폐경은 유륜 주위의 체모 성장을 자극할 수 있다. 이유는 유륜에 분포된 작은 ‘몽고메리 땀샘’ 때문이다. 이 땀샘은 특히 모유 수유할 때 유두를 촉촉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건조하지 않도록 피지를 분비하기도 해 털이 자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겨드랑이 털처럼 굵고 구불구불하게 나는 경우가 대부분. 참을 수 없다면 알코올로 소독한 족집게로 조심스럽게 뽑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그냥 두어도 괜찮다.

7. 제3의 유두

유두가 3개일 수 있다고?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이 또한 정상이다. 유두가 여러 개라고 해서 이상한 일은 절대 아니다. 건강상 크게 걱정할 일도 아니다. 태아일 때 생긴 여러 개의 유선과 유두가 퇴화하지 않고 몸에 그대로 남아 있는 현상으로 한국에서는 ‘다유두증’, 영어권에서는 ‘Extra Nipple’이라고 한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서도 발견되는데, 유선이 뻗어 있는 유륜 주위나 겨드랑이, 유방 아래에 제3의 유두가 나타날 수 있다. 옅은 점이나 사마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거슬린다면 수술을 통해서 제거할 수 있는데, 크기에 따라서 흉터가 남기도 한다고.

  • 에디터
    김민지 (minzi@lether.co.kr)
  • 일러스트
    박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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