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챗GPT로 꿈꾸는 여성 웰니스 파트너

2023-03-21

여성 웰니스 분야를 취재하기 시작한 이후로 소소한 취미가 생겼다. 여성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고민 글에 댓글을 다는 것이다. 생리가 늦어지는 데는 어떤 원인이 있는지, 피임약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은 무엇인지, 콘돔 없이 하는 섹스가 여성의 몸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큰지 등등. 취재하면서 얻은 정보와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건네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하는 일을 망설이지 말라고 덧붙인다.

필자가 쓴 댓글에 고맙다는 대댓글이 달리면 뿌듯한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커뮤니티에는 거의 매일 비슷한 종류의 고민 글이 올라오는데, 그만큼 많은 여성이 ‘여성’에 대해 모른 채 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주 기본적인 정보조차 얻을 경로가 마땅치 않은 데다 궁금증이 생겨도 속 시원히 물어볼 곳이 없는 탓이다.

이런 척박한 현실 속 비상하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요즘 가장 핫한 챗GPT다.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는 딥러닝을 통해 습득한 정보와 언어 능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인공지능 기반 챗봇과 비교했을 때, 답변의 문장 구사력이 월등히 높아 더욱 폭발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

그래서 에디터도 챗GPT에 “여성으로서 웰니스를 추구하기 위해 너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다”고 물어봤다. 그러자 “여성 웰니스와 관련한 이론적인 정보, 생활 습관, 영양, 운동,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질문해주시면 최대한 도움을 드리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여성 웰니스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챗GPT에 이후 다양한 질문들을 던져봤다. 챗GPT의 대답에는 막힘이 없었다. (단, 성 건강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는 ‘이 콘텐츠는 자사 콘텐츠 정책을 위반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독자들은 에디터가 쓰는 기사를 읽는 대신 챗GPT에게 묻기를 택하지 않을까? 에디터로서의 변을 덧붙이자면, 다행히도(?) 챗GPT는 100% 신뢰할 만한 존재가 아니다.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 중 질문에 적절하다고 유추되는 정보와 단어를 선택, 결합하여 답하는 원리라 틀린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테면 위의 챗GPT의 답변 중 “적절한 병원 예약을 도와드릴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이다. 챗GPT는 AI 언어 모델로서 사용자를 대신해 병원을 예약할 수 없다. (실제로 “병원 예약을 도와줄 수 있냐”고 묻자 에러 메시지가 떴다) 또한, 이와 같은 이유로 여성에게 차별적인 내용의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다. 챗GPT가 학습한 기존의 데이터에 성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반영된 탓이다. 이 밖에도 스스로 경험하거나 평가, 판단할 수 없으므로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리뷰는 불가하며, 학습된 데이터가 특정 시점에 멈춰 있다는 점도 큰 한계다. (챗GPT의 정보는 2021년 9월까지만 업데이트된 상태다)

결과적으로 챗GPT가 여성에게 좋은 웰니스 메이트가 되려면 인간이라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이어지는 칼럼에서는 챗GPT의 웰니스 파트너로서 챗GPT가 제공하는 여성 웰니스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보완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또 2021년에 멈춰 있는 챗GPT 대신 현재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며 주목받고 있는 여성 웰니스 기업을 소개한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디자인
    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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