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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달라지는 여성의 몸 ② 몸 안의 변화

2023-09-12

임신과 출산으로 달라지는 건 아기가 머문 공간만큼 부푼 배만이 아니다. 열 달 간 품은 생명을 내보내고 다시 혼자가 된 여성의 몸에는 엄청난 변화들이 찾아온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출산 이후의 현상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의 지도로 정리했다.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의 부피가 줄어들어 건망증이 나타난다. 해마는 출산 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원상 복구된다.

또한 감정이입 능력과 공감 등 사회 인지를 담당하는 회백질도 얇아진다. 다만 이는 해당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화되는 과정이다. 회백질이 얇을수록 아기와의 유대감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갑상선

출산하고 첫 1년은 갑상선의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그러면 갑상선이 붓고 피부가 달아올라 땀이 많이 나며 심장이 빨리 뛰고 쉽게 피로해진다. 심리적으로는 긴장, 불안, 조급, 짜증, 초조함 등을 자주 느낀다.

갑상선 기능 항진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기능 저하로 급변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추위, 식욕 부진, 피로, 집중력 저하, 체중 증가, 허벅지와 팔의 근육 쇠약, 변비, 우울감, 건조하고 창백한 피부, 모유량 감소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파워하우스

파워하우스는 흔히 코어라고 부르는 횡격막, 복부 근육, 등 근육, 골반저를 일컫는다. 이 네 근육이 서로 맞물려 지지하는 구조로 이루어진 것을 집 모양에 비유한 표현이다. 실제로 파워하우스에서 횡격막은 지붕에, 골반과 골반저는 바닥에, 복직근은 전면부에, 복사근은 옆 벽에, 등 근육은 뒷벽에 위치해 서로 맞물리며 몸의 중심을 지킨다.

문제는 임신을 하면 자궁의 크기가 커지면서 파워하우스 전체에 압박을 가해 이들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자궁에 밀린 횡격막은 위로 올라가고, 복근과 골반은 벌어지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복근이 양 옆으로 벌어지는 복직근이개는 출산 후 어느 정도 복구되지만,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완벽히 되돌리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임신 기간부터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반 역시 벌어진 정도가 심하고 골반저의 약화가 심각하다면 장기가 골반 아래로 내려앉기도 한다. 탈출증이라고 부른다. 특히 임신과 출산 후 자궁경부가 제 위치를 벗어나 질 입구 바깥까지 빠져나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조사에 따르면 출산한 여성 절반이 탈출증과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으며, 4분의 1은 탈출증으로 평생 고생한다.

자궁

자궁은 출산한 직후부터 수축하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이 고통스럽다. 흔히 산후통이나 훗배앓이라고 알려진 통증이 바로 자궁이 수축하며 나타나는 아픔이다.

자연분만한 여성의 질은 이전보다 입구와 내부가 넓어진다. 이로 인해 이전보다 질 방귀가 자주 나올 수 있다.

늘어난 질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다만 완벽히 복구되는 것은 아니라 케겔 운동 등의 노력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질 내부의 산성도도 달라진다. pH 균형이 깨지고 건조해진다. 이는 질 내부를 감염에 취약한 상태로 만든다. 또한 작열감과 성교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편 질 분비물에는 피가 섞여 나온다. 오로가 바로 그것이다. 피, 자궁내벽에서 탈락한 점막 등이 섞인 것으로, 냄새가 날 수도 있다. 오로는 출산 후 일주일 간 가장 많이 나온다. 그러다 점차 줄어드는데 출산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 3주, 최대 6주까지 나온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래 나오거나 양이 줄어들지 않으면 병원에 가야 한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참고
    사라 메케이, <여자, 뇌, 호르몬>, 김소정 역 (갈매나무, 2020)
  • 자비에라 프로에이·로런스 미슈너,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 출산 후, 나로 돌아가는 시간>, 박혜성 감수, 유영미 역 (북폴리오, 2023)
  • Healthline (www.healthline.com)
  • 일러스트
    옹수빈
  • 디자인
    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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