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My Body

출산 후 부부 관계, 다시 뜨거울 수 있을까?

2023-09-12

아기의 탄생은 가족의 축복이지만, 한편으로 이것이 부부 관계의 종말을 부른다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기에는 출산 후 섹스에 대한 걱정도 포함된다. 출산한 여성은 성욕이 없어진다거나 신체적인 느낌이 달라진다는 무성한 소문들이 막연한 두려움을 키우는 것이다.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다. 다만 중요한 건, 여성의 몸을 이해하고 심신의 회복을 기다리는 배려와 노력만 있다면, 부부 관계는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출산 후 관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여성은 물론, 배우자인 남성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출산 후 관계, 언제부터 가능할까?

출산한 지 28일~42일이 지나면 삽입 섹스가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 섹스를 재개하기에 바람직한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선 오로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가능하다. 또 자연분만으로 회음부를 절개하거나 찢어진 경우에는 상처가 아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필수다. 제왕절개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간혹 ‘제왕절개는 질로 분만하지 않아 바로 섹스해도 괜찮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아니다. 완벽히 틀린 ‘카더라’식 거짓말이다. 제왕절개한 여성도 오로가 나오는 기간을 버텨야 하며, 배를 가른 수술 이후의 통증과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섹스는 격렬한 운동의 일종이므로 신체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에는 권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어떤 방식이든 출산한 여성이 섹스를 하기에 충분한 상태가 되려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피임은 언제부터 해야 할까?

출산 후 임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아직 첫 생리를 하지 않았더라도 임신할 수 있단 뜻이다. 배란이 생리 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신 계획이 없다면 언제 다시 섹스를 시작하든 콘돔을 사용하기를 권한다. 다만 여성이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피임 방법, 이를 테면 경구피임약 복용이나 호르몬 피임장치 시술은 의사와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임신과 출산으로 호르몬 변화를 크게 겪은 데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존에 잘 이용했던 피임 방법이라 할지라도 갑작스러운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출산 후 약 6~8주 동안에는 혈전이 발생할 확률이 이전보다 높다. 그런데 경구피임약 역시 혈전의 위험을 높여 출산 후 초기에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면 혈전 위험이 2배 증가한다. 호르몬 피임장치 중 루프는 자궁이 원래 크기로 돌아올 때까지 최소 6주를 기다린 뒤에 시술해야 한다. 특히 모유 중에 삽입하면 천공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관계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오로도 멈추고 상처도 아물었지만, 어쩐지 섹스가 부담스럽고 하기 싫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극히 정상이다. 출산 후 모든 여성이 성욕 저하를 겪는 것은 아니지만, 출산이 성욕 저하를 유발하는 하나의 원인인 것은 분명하니까.

‘엄마’가 된 여성은 일상으로 돌아간 순간부터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스트레스와 마주한다. 육아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려 신경이 예민해지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몸이 쉽게 지친다. 열 달 간 생명을 품었던 신체는 아기를 내보낸 뒤에도 한동안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후유증에 시달린다. 이런 상황에서 성욕을 느끼지 못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때는 배우자의 배려가 중요하다. 기다림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관계를 거부하는 여성도 상대가 상처받지 않도록 상황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고, 남성 역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교과서처럼 살 수는 없는 만큼 두 사람의 노력만으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어렵거나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성의학 전문 병원 혹은 부부 클리닉에서 커플 치료를 받는 방법도 있다.

유독 삽입 섹스가 두렵다면?

자연분만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면 질 내부에 무엇인가 삽입하는 행위 자체가 꺼림칙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섹스가 삽입만을 뜻하는 게 아님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때는 배우자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 섹스=삽입이라는 생각은 미뤄두고 여성이 사랑과 안도감을 느끼도록 천천히 애무하고 아껴주는 시간을 반복해 가지는 것이 꽁꽁 닫힌 몸과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이 된다.

출산 후 섹스가 이전과 다르다면?

출산 후의 섹스는 이전과 다를까? 당연히 다르다. 우선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자연분만을 했다면 이전에 비해 질이 넓어지고 골반저 기능 저하로 수축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질의 넓이도 어느 정도 복구되고, 꾸준한 골반 운동과 케겔 운동으로 그 속도와 정도를 높일 수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또 다른 차이점은 통증의 유무다. 해외에선 출산한 여성의 49%가 성교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모유 수유 기간 동안 호르몬 분비로 질 점막이 얇아져 내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육아 스트레스, 산후 우울증 등 심리적인 문제도 성교통과 유관하다. 이런 경우에는 정서적 원인을 해소하는 데 부부가 함께 노력하면서도 관계 중에는 윤활젤을 적극 사용하는 것이 방법이다.

 


LET HER’S PICK

해치 X 데임 G-스폿 바이브레이터

성욕은 줄지 않았는데 아직 관계가 두려운 여성을 위해 임신부와 산모를 위한 전문 브랜드 해치(HATCH)와 여성 친화적 섹슈얼 웰니스 브랜드의 대명사 데임 프로덕트(Dame Products)가 협업해 만든 반려가전이다. 구부러진 모양으로 G-스폿을 자극하기에 최적의 디자인을 갖췄으며, 직경 3.5cm의 사이즈로 혹시라도 질이 다치거나 찢어질 걱정 없이 삽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체에 무해하며 완전 방수가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것은 물론. 임신 기간에도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115달러.

스바콤 노바 케겔볼

케겔 운동을 위해 설계된 전용 기구다. 무게와 형태가 다른 3가지 타입이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자신의 질 근력에 맞게 골라 사용하면 된다. 먼저 가장 작은 사이즈의 싱글볼(49g)로 한 달 간 적응 기간을 갖는다. 싱글볼에 익숙해지면 더블볼(75g)로 다시 한 달 동안 연습하고, 질의 수축과 이완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다음 단계의 더블볼(95g)을 사용하는 순서다. 유럽 CE 및 RoHS 인증을 거친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고급 실리콘을 사용했다. 현재 렛허에서 21% 할인된 4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구매하러 가기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참고
    자비에라 프로에이·로런스 미슈너,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 출산 후, 나로 돌아가는 시간>, 박혜성 감수, 유영미 역 (북폴리오, 2023)
  • 사진
    Unsplash, HATCH, SVAKOM
  • 디자인
    박유정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