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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과 제대로 이별하기

2022-11-01

‘치밍아웃’을 하고 질환을 인정하는 순간 알게 된다. 생각보다 주변에 치질 환자가 꽤 많다는 사실을. 2021년 기준, 약 64만 명의 치질 환자 중 수술을 진행한 환자는 1/3 정도.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40대가 25%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50대, 30대 순으로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20대 환자의 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항문에 생기는 병이다 보니 통증이 심해도 숨기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치질은 한 번 발생하면 재발하기 쉬운 질병이기에 증상이 있다면 빨리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평생 모르고 지나가면 제일 좋겠지만, 이미 치질로 가슴앓이하고 있다면 다음의 4단계를 통해 치질 극복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STEP 1. 전문 병원에서 진단받기

앞서 설명했듯이 치질은 증상에 따라 진단과 치료법이 다르고, 단순히 증상만으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기에 직접 병원에 가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질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대장항문외과에 방문하면, 병력 청취, 직장수지검사, 항문경 검사, 항문 초음파검사, 대장내시경, 항문압 검사, 배변조영술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병력 청취는 치질의 증상에 대해, 증상이 시작된 시기, 양상, 지속 기간, 심한 정도 등에 대해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듣는 과정이다. 그다음 직접 눈으로 병변의 모양과 위치, 진행 정도를 확인한 뒤 더욱 정확한 진단을 위해 몇 가지 검사를 한다. 의사가 직접 손으로 병변 주위를 눌러보거나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 ‘항문경’이라는 기구를 통해 항문관 내를 육안으로 관찰하는 항문경 검사, 초음파 기기를 이용한 항문 초음파검사 등이 있다. 항문경 검사나 직장수지검사는 표면에 있는 병변을 확인하는 데 유리하지만, 항문 초음파검사는 피부 안쪽부터 항문 주변까지 정확하게 살펴보기에 더 적합하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병의 상태를 확인하고, 보존치료로 가능한지, 수술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

 

STEP 2. 내 증상에 맞게 치료하기

치질은 크게 치핵과 치열, 치루 등으로 나뉘는데, 각각 증상과 치료법이 다르다. 요즘은 치질 수술이 예전보다 아프지 않고, 입원 기간도 짧아졌을 뿐 아니라, 수술이 아닌 보존치료로 극복하는 경우도 많다. 치질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치핵은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뉘는데, 보통 1기는 초기 증상으로 좌욕과 약물치료만 잘해도 금방 나아진다. 2, 3기 환자들은 고통스러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수술할 것인지 보존치료로 호전되기를 기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4기는 심각한 상태로 대부분 수술을 한다.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은 섬유질과 수분 섭취를 늘려 변비를 없애고, 온수 좌욕에 좌약 등의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으로도 호전될 수 있는데, 증상이 반복되거나 별로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항문과 피부에 관이 뚫려 고름이 나오는 치루는 통증도 심할 뿐 아니라 수술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피부 사이에 생긴 터널을 완전히 절제하는 치루 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꼽힌다.

 

STEP 3. 수술 후 슬기롭게 관리하기

수술했다면 후속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수술 부위 통증을 비롯해 첫 배변 과정에서 생기는 통증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수술 후 통증이 심하면 무통 주사로 통증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치질 수술 환자에게 첫 배변은 그야말로 공포의 순간이다. 변이 단단하면 배변 시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데,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하루 6~8잔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먹어 배변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좋다. 배변이 두려워 오히려 음식을 적게 먹는 환자가 있는데, 오히려 변비를 부추기는 처사다. 배변 시 통증이 심하다면 30분 전에 진통제를 복용하고, 대변을 보기 전에 좌욕을 해 항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수술 후에는 배변 후 휴지나 비데로 뒤처리하지 말고, 샤워기를 약하게 틀어 살살 닦아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휴지나 수압이 센 비데가 수술 부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좌욕이다. 하루 3회 정도, 40℃ 정도의 온수로 좌욕하고, 좌욕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가볍게 살살 두드리듯이 닦아 완전히 건조한 후 연고를 꼼꼼하게 발라야 한다. 항문은 대변과 균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술 후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간혹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한 달까지는 배변 시 약간의 출혈이 있을 수 있지만, 만약 출혈량이 많다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서 치료받아야 한다.

 

STEP 4. 일상에서 치질 극복하기

치질은 가족력,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 의해 생기는데 일상 속 예방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아래에 소개하는 방법들은 치질 질환을 예방할 뿐 아니라 초기치질 환자들의 자가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치질 질환을 예방하는 일상 속 예방법

초기 치질은 좌욕만 잘해도 충분히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항문 주름이 많은 사람이 치질에 잘 걸리는데, 좌욕하면 주름 사이에 낀 대변을 말끔히 닦아낼 수 있으며, 항문 근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항문 내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좌욕할 때 거품을 만들어 엉덩이를 댄 후 항문 괄약근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마사지를 하면 더욱 좋다. 좌욕기가 없으면 샤워기 물살을 약하게 한 후 항문 주변을 5분 내외로 마사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 에디터
    한혜선 (sunny1479@naver.com)
  • 도움말
    김진섭(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좋은아침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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