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Say

치질 수술 후 성관계 언제 가능할까요?

2022-11-01

여기저기 물어보기 참 곤란한 치질에 관한 궁금증,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에게 물었습니다.

Q. 변비가 심하면 치질에 걸릴 확률이 높은가요?

네, 맞습니다. 변비가 걸리면 대변을 볼 때 과하게 힘을 주게 되고, 굵고 딱딱한 변이 항문관을 지나면서 항문을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변비 환자들은 배변활동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치질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Q. 치질은 과잉진료가 많다는 소문이 있는데, 심각하지 않아도 수술을 받는 게 나은가요?

수술 여부나 치료 과정은 환자 상태에 따라 의사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질 수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삶의 질 향상’입니다. 보통 치핵 1기 환자들은 병원에 오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심한 4기 환자들은 대부분 응급으로 수술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2, 3기의 치핵 환자들이 애매한데, 수술을 결정할 때 3가지를 따져보라고 합니다. 첫째 통증이 심한 지, 둘째 출혈이 심한 지, 셋째 불편함이 심한 지. 여기서 불편함은 항문 가려움증, 잔변감, 배변 곤란을 말합니다. 이 3가지 중에 1개만 해당하면 보통 수술하지 않고, 2개 이상이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결정은 환자 스스로가 증상을 견딜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치질 수술은 치질 진행 단계보다도 수술 받는 환자의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후기를 보면 수술이 엄청 아프다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는 사람이 있는데, 왜 그런 건가요?

환자마다 개인차도 있을 수 있지만 의사의 역량과 수술 방법도 영향을 줍니다. 항문 수술은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외과전문의가 된 후 2년 간의 훈련 과정을 마친 대장항문전문의사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안 아픈 수술로 유명한 ‘PPH’ 수술은 원형자동문합기(PPH)를 이용해 늘어진 치핵 조직을 절제할 뿐 아니라 치핵을 원래의 해부학적 위치로 되돌려주는 근본적 치료 방법으로 기존의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재발률도 적으며 상처 치유 기간이 짧아 회복이 빠른 편입니다. 또한 수술 시간도 짧고, 퇴원 후 관리도 더 수월합니다. 일반적인 수술법에 비해 만족도가 높음에도 과거에는 비용이 비싸 이용자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비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많은 치질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Q. 치질은 재발률이 높다는데 사실인가요?

치핵절제술의 경우 재발률은 5%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술 후 혹은 수술하지 않고 자연 치료로 나아졌다고 해도 치질은 재발의 가능성이 있어 관리가 필요합니다. 치질의 원인이 되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고치고 특히 치질 수술 유경험자의 경우 좌욕을 생활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Q. 치질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다양한 민간요법들이 있는데, 과연 효과가 있나요?

잘못된 민간요법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치질이 의심될 때는 병원에 내원해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의사 선생님이 수술을 권하는데, 자연 치유를 원한다면 충분한 소통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치핵 4기로 상태가 심각하거나 치루 고름이 심한 경우에는 빠른 수술로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합니다.

Q. 임신&출산 기간에 치질이 많이 생긴다는데,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임신 초기에는 태반에서 분비되는 황체호르몬으로 인해 위장의 움직임이 느려져 소화가 잘 안되고, 입덧으로 식사량이 줄면서 변비가 생기기 쉽죠. 또 임신 중 섭취하는 철분제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임신 중에는 태아가 자라면서 자궁이 대장과 항문을 압박하는데, 여기에 변비까지 더해져 치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출산하면서 복부의 압력이 강하게 증가해 치질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수술도 어렵고 약 섭취도 쉽지 않기 때문에 치질로 고생하는 임신부라면 좌욕을 열심히 하고, 바르는 연고로 관리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평소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변비에 이로운 운동을 꾸준히 해 치질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 치질도 유전인가요?

치질이 유전 질병이라는 의학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력으로 부모가 치질이 있을 경우 자녀들이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급하거나 민감한 성격 등이 유사하기 때문이겠죠. 특히 직계 가족 중에 치핵 환자가 있다면 본인도 조심해야 합니다.

Q. 치질이 대장암이나 다른 질병 발생에 영향을 주나요?

항문 출혈이 생겼다면 치핵이 의심되지만, 대장암 초기 증상일 수도 있으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치질의 일종인 치핵, 치열, 치루가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없던 치질이 갑자기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 대장암의 일종인 직장암의 한 증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치질인 줄 알고 암 발견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배변 시 불편함이 심하거나, 잔변감, 항문 출혈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대장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치질 수술 후 성관계를 맺으면 안되나요?

보통 여자는 4주, 남자는 2주 정도 지나면 가능하지만 수술 경과에 따라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성관계로 인해 수술 부위에 무리가 가거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한 달 정도는 금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치질 수술 부위가 완전히 아물기까지는 4~6주가 걸리고, 심한 경우 8주 정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술 후 성관계를 너무 빨리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Q. 치질 수술 후 음주와 운동은 언제부터 가능한가요?

치질 수술을 하게 되면 회복하는 동안 진물이 발생하는데, 보통 3~4주가 지나면 서서히 줄어들게 됩니다. 일상 생활 속 가벼운 운동이나 음주는 진물이 멎으면 가능하지만 과도한 운동이나 음주는 수술 부위에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조금씩 강도를 높이면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진섭

좋은아침외과의원 원장

대장/항문질환(치질, 직장류, 변비, 내시경 등)부터 면역치료까지 1:1검사와 맞춤 치료 계획을 세워주는 30년 경력의 외과의사로 국내 PPH 치핵 절제술의 선구자다.

  • 에디터
    한혜선 (sunny1479@naver.com)
  • 도움말
    김진섭(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좋은아침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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