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상담소

파트너가 하고 싶지 않대요

2025-07-30

아직도 성(性)에 대해 모르는 것 투성이인 어른들 모이세요. 스킨십하는 방법부터 파트너와의 갈등까지, 혼자 끙끙 앓던 고민에 답해드리는 렛허의 성 상담소입니다.

성욕이 저하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남성은 항상 섹스를 원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남성도 호르몬의 불균형, 스트레스, 발기부전이나 조루, 지루 같은 성기능 문제로 성욕 저하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헤테로 커플의 경우, 많은 여성이 남성 파트너가 성욕 저하를 겪는 동안 “내가 문제인가?” 자책하며 자신에게도 파트너에게도 심각한 압박과 부담을 주곤 한다.

만약 둘 사이에 섹스가 없어졌다면, 그리고 그것이 남성 파트너가 ‘원하지 않아서’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솔직한 대화다. 서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은 대화의 목적이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지,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파트너가 이전보다 성적으로 덜 흥분하고 욕망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원인이 무엇일지를 먼저 찾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경험상,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는 커플은 쉽게 포기하고 마는 커플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호르몬 불균형·성 기능 문제의 근원은

앞서 남성이 성욕 저하를 겪게 되는 원인으로 호르몬 불균형과 성기능 문제를 들었다. 모두 생물학적 문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근원을 찾아 올라가다 보면 정신적 문제를 빼먹을 수 없다. 바로 스트레스다.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사정이 너무 이르게, 늦게 찾아오는 것 모두 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또한, 성호르몬은 성욕의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성호르몬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과로하거나 대인 관계에서의 갈등, 가깝게는 부모나 자녀, 배우자 등 가족 관계에서의 갈등도 영향을 미친다.

성욕과는 무관해 보이는 일이더라도 지금 파트너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

귀찮고 해치워야 하는 섹스 대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스트레스받고 있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섹스가 스트레스 해소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섹스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더 능숙한 경향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섹스에 대한 파트너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섹스는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의 표현이지만, 그렇다고 정기적인 섹스를 의무로 볼 수는 없다. 섹스를 의무화하는 순간, 파트너는 섹스를 그저 일상생활의 또 다른 짐으로 여기기 마련이다. 대신 몸을 이완하고 마음을 진정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마사지로서 섹스를 인식하게끔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빠르고 간단하게 해치우는 퀵키(quike)는 금물이다. 둘이 함께 천천히 시간을 들여 관계의 속도를 늦추고, 서로 닿아 있는 시간을 진정으로 즐기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파트너의 성욕이 어떻게 증가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접촉으로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사랑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호르몬으로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때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기도

남성 파트너의 성욕을 되돌리고 싶다면 그가 혼자 즐기는 시간을 불편해해서는 안 된다. 자위는 단순히 성적 쾌감을 느끼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 몸과 욕망을 더 잘 알게 해주고, 자존감도 높여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파트너와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파트너와 동거하는 사이라면 각자 자신만을 위한 시공간을 반드시 마련하기를 권한다.

이밖에 평소 파트너가 운동과 담 쌓고 지냈다면 가벼운 운동을 권하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은 활력을 부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도파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꾸준한 운동으로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폭발하면, 그것이 곧 ‘좀 더 은밀한 운동’에 대한 욕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방법으로는 섹스토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파트너가 평소 섹스토이에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면 더더욱. 파트너와 함께 시도해 보고 싶은 섹스토이를 골라 내밀어 보자. 인간은 최초의 도전 앞에서 남모를 설렘과 적당히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섹스토이를 함께 사용하는 상상만으로 사그라졌던 성욕이 다시 자극받을 수 있다.

니콜 엥겔(Nicole Engel)

PSYCHOLOGICUM Berlin IMG GmbH 설립자

독일의 정신 건강 연구소인 사이콜로지움 베를린(PSYCHOLOGICUM Berlin IMG GmbH)의 CEO.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심리학적 지식과 인간 행동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사람이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형태의 대외 활동을 펼친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프리다 힌체(Frieda Hintze)
  •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요리와 패션, 건강에 관한 칼럼을 쓰다 28세에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서 자신만의 강렬한 리비도를 찾았다. 이때부터 섹스에 관해 글을 쓰고 스피치를 하며 섹슈얼리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
    WeVibe, Pexels, PSYCHOLOGICUM Berlin IMG Gm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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