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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싱 미트를 아시나요, 에이블복싱

2022-10-18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는 복싱만 한 스포츠가 없다. 다만 내지르는 주먹의 목적이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복싱이라고 모두 폭력적인 것만은 아니다. ‘에이블복싱’의 한지안 관장은 ‘복싱에 스타일을 더하다’라는 슬로건으로 국내에는 생소한 ‘포커싱 미트’라는 장르를 들여왔다.

왜, 포커싱 미트인가

포커싱 미트란 문자 그대로 미트 치기에 집중하는 장르다. 미트는 복싱 연습을 할 때 사용하는 장비다. 두 사람이 모두 글러브를 착용하고 서로를 공격하는 게 복싱이라면 미트 치기에서는 한 사람만 글러브를 낀다. 다른 사람은 미트를 착용한 채 글러브를 낀 사람의 공격을 받아주고 방어 기술을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한 자리에 고정된 샌드백을 치거나 허공에 대고 연습하는 섀도복싱에 비해 반응이 즉각적이라는 점에서 훨씬 재미있다. 그뿐만 아니라 초심자에게는 실질적인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데도 용이하다. 또 미트 치기 전후로 몸풀기 유산소 운동과 마무리 근력 운동을 필수로 하기 때문에 체력 증진, 체중 감량, 체형 교정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포커싱 미트,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까

국내에서는 서울 강남의 에이블복싱이 포커싱 미트를 전문적으로 다룬다. 에이블복싱의 한지안 관장이 복싱을 대중화시킬 방법으로 포커싱 미트를 선택한 것이다.

“제가 선수가 되기 위해 연습할 때는 미트 치기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1년에 한두 번 할까 말까였죠. 미트를 받아주는 역할은 숙련자가 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기도 했고, 귀찮게 여기는 코치들도 많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코치가 됐을 때 수강생들의 미트를 자주 받아주려고 노력했죠. 다들 더 재밌어하더라고요. 모두가 미트 치기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면, 복싱의 입문 장벽을 낮출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한지안 관장)

에이블복싱에서는 매일 미트 치기를 중심으로 훈련한다. 우선 초반 2~3라운드는 줄넘기로 몸을 푼다(1라운드당 3분 뛰고 30초 쉰다). 줄넘기를 하는 이유는 복싱 스텝을 밟을 때와 줄넘기를 할 때 쓰는 근육이 같기 때문이다. 또 동적인 운동을 하다 보면 심박수가 올라가므로 그 상태를 미리 맞춰 놓으려는 이유도 있다.

몸풀기가 끝나면 붕대를 착용하고 기술을 연습한다. 초심자는 관장이나 코치들에게 일대일로 기술을 배운다. 그다음 혼자 복습하는 시간을 갖는다. 미트 치기는 무조건 1대1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관장과 코치들이 다른 수강생의 미트를 받는 동안 혼자 배운 기술을 자유롭게 복습하면 된다. 차례가 오면 장비를 착용하고 미트 치기에 돌입한다. 미트를 치는 과정에서 연습한 기술을 실제로 적용해보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미트 치기가 끝나면 샌드백으로 한 번 더 복습한 다음 서킷 트레이닝을 실시하는 것으로 운동을 마무리한다. 스파링은 원하는 수강생에 한해서만 진행한다. 스파링을 원하지 않는다면 포커싱 미트 훈련만 해도 충분하다.

운동 신경이나 체력이 부족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에이블복싱에서는 첫날 수강생의 몸 상태를 체크한 다음 모든 과정을 각자 상태에 맞는 수준으로 조절하여 진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타고난 힘이 부족한 것을 걱정하는데, 복싱 기술은 힘을 주기보다는 빼는 것이 중요해서 오히려 여성이 배우기 쉽다.

스타일리시한 복싱 스튜디오를 꿈꾸며

에이블복싱은 여성 전용 체육관은 아니다. 하지만 한지안 관장 본인이 여성이므로, 복싱에 도전하고자 하는 여성 수강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제가 복싱할 때 ‘여자가 하는 복싱은 재미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데 말이죠. 여성과 남성은 타고난 신체 조건이 달라요. 각자 최선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역량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것으로 차별하면 안 되죠. 그래서 저는 여성들이 운동하는 데 있어서 차별받지 않고, 자기가 운동하려는 목적에 맞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합니다”(한지안 관장)

한지안 관장이 꿈꾸는 에이블복싱의 미래는 스타일리시한 복싱 스튜디오다. 취미로 복싱을 배우는 여성들이 포커싱 미트를 통해 하나의 퍼포먼스를 완성하고, 거기서 자신만의 ‘멋’을 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멋’을 패션 화보나 아트 필름 등의 기록물로 제작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실제로 에이블복싱에서 오래 운동한 여성 수강생의 복싱 화보 촬영을 직접 기획, 진행하기도 했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디자인
    박유정
  • 사진
    박성영
  • 도움말
    에이블복싱 한지안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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