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Say

피부는 민동성과 고르는 피부 밸런스 게임

2023-04-18

마스크를 써서 생기는 트러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노출되는 자외선, 미세먼지. 어떤 게 피부에 더 악영향을 미칠까? SNS에서 유행하는 스킨 케어 루틴을 그대로 따라해도 괜찮을까? 알쏭달쏭한 피부 상식, 피부 연구가 ‘피부는 민동성’과의 밸런스 게임으로 파헤쳐 본다.


 

Q 트러블 유발하는 ‘마스크 시대’ VS 자외선, 미세먼지 노출되는 ‘노 마스크 시대’

노 마스크 시대가 피부에 더 낫다. 자외선 차단과 미세먼지 클렌징이 이미 생긴 트러블을 가라앉히는 것보다 훨씬 쉬우니까. 자외선과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 트러블은 외출할 때 선크림을 챙겨 바르고 집에 돌아와 잘 씻는 것만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몇 년간 마스크를 쓰고 다니다 보니 아직 자기 얼굴을 드러내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데 오히려 이를 계기로 피부 건강을 챙기기를 권하고 싶다.

 

Q 자외선 차단제만 바르는 베이스 프리 메이크업 VS 자외선 차단 기능 있는 베이스 메이크업

자외선 차단제만 바르는 베이스 프리 메이크업! 어차피 자외선 차단 기능이 포함된 베이스 제품을 바르더라도 그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따로 발라줘야 한다. 자외선 차단 지수를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베이스 메이크업의 자외선 차단 기능은 자외선 차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선크림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또 파운데이션이나 팩트와 같은 베이스 화장품은 피부에 자극이 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특히 일부 제품은 피부 톤을 균일하게 보이도록 하려고 실리콘 오일을 첨가하기도 하는데, 실리콘 오일은 사용감이 우수한 대신 모공을 막는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성분을 잘 따져봐야 한다. 물론 자기 피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베이스 메이크업이 꼭 필요하다는 사람도 많다. 그럴 때는 베이스 메이크업을 얹기 전에 재생 비비크림을 먼저 바르기를 추천한다. 재생 비비크림은 피부에 보호 장벽을 한 겹 더 쌓는 역할을 한다

 

Q 미세먼지 세정에는 1일 1모공팩 VS 클렌징과 닦토

꼼꼼한 클렌징에 한 표! 메이크업을 말끔히 지워주는 클렌저로 1차 세안하고, 자극 없이 순한 성분의 클렌저로 2차 세안하는 것만으로도 모공으로부터 미세먼지를 내쫓기에 충분하다. 대신 닦토는 추천하지 않는다. 사실 닦토가 잘 맞는 피부 타입은 많지 않다. 우리 피부의 바깥에는 각질이 쌓여 있는데 15~18겹 정도를 정상적인 상태로 본다. 각질이라고 하면 나쁜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15~18겹의 각질층은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화장솜으로 닦아내는 것을 반복하면 피부에 필요한 각질층마저 깎아낼 위험성이 높다. 최소한의 각질층이 사라진 피부에는 홍조나 홍반이 생기기도 한다.

 

Q 스키니멀리즘(Skinimalism) VS 스킨 플러딩(Skin Flooding)

둘 다 패스! 스킨케어 루틴을 간소화하라는 뜻의 ‘스키니멀리즘’은 과거 ‘스킨 다이어트’란 이름으로 유행했다. ‘스킨 플러딩’도 마찬가지. 토너를 여러 번 겹쳐 바르는 ‘7스킨법’과 다르지 않다. 비슷한 방식이 이름만 바뀌어 돌고 도는 셈이다. 둘 다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토너와 세럼, 보습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화장품만 사용한다면 스킨케어 루틴을 덜어낼 필요도, 더할 필요도 없다.

대신 여성에게는 생리 주기에 맞춰 루틴을 짜는 방법을 추천한다. 첫 번째 기준은 배란기다. 배란이 시작되고 생리 일주일 전까지 여성은 에스트로겐보다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면서 피지 분비가 폭발한다. 또 PMS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생활습관이 무너지고 피부도 예민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되도록 피부에 자극이 되는 관리는 피하고, 귀찮더라도 기본적인 스킨케어를 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두 번째, 에스트로겐 수치가 가장 저하되는 생리 기간에는 피부가 약해진다. PMS 때문에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섭취했다면 트러블도 축적된다. 따라서 생리 기간에는 배란기와 마찬가지로 각질 제거와 같은 자극적인 관리법은 피하고, 대신 수분 진정팩을 매일 해주는 것으로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비단 피부만 아니라 신체 컨디션이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집중하기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생리가 시작하고 일주일 후, 생리가 끝나갈 무렵에는 피부가 가장 좋은 상태에 도달한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다시 증가하면서 안정화되기 때문인데 이 시기에 레이저, 박피 등 자기에게 필요한 시술을 받으면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다면?

건강한 피부는 건강한 신체에서 비롯된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다면 피부 관리 루틴을 짜기에 앞서 몸의 건강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평소 산부인과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르몬 변화로 인한 트러블도 홈케어로 해결?

앞서 말했듯 피부가 건강하기 위해선 먼저 몸이 건강해야 한다. 배란기나 생리 기간에 유독 피부 트러블이 심하다면 생활습관부터 돌아보자. 평소 밀가루나 단 음식,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지는 않는지,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 사용으로 환경 호르몬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Q 홈케어 디바이스로 관리 VS 피부과에서 관리

피부 질환으로 피부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피부 관리’ 차원에서만 고른다면 홈케어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피부과나 에스테틱에서 받는 관리를 대체할 수 있다. 중요한 건 테크닉과 꾸준함이다. 많은 사람이 홈케어 디바이스를 사고 후회한다. 기대한 만큼의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다. 당연하다.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디바이스마다 정확한 사용법을 지켜서 오랜 기간, 꾸준히 해야 한다. 개인의 피부 상태나 상황, 기기의 종류마다 다르지만 홈케어는 되도록 매일 혹은 3일에 한 번씩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홈케어 디바이스 사용을 주의해야 하는 피부 타입은?

민감한 피부. 특히 출산 후 균형이 깨진 피부를 빠르게 회복하려고 무리하는 여성이 많은데 욕심 내선 안 된다. 아직 피부가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홈케어 디바이스를 매일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된다. 오히려 홍조, 홍반, 지루성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엔 주 1회 정도로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사용하기를 권한다.

 

Q 타고나는 피부 vs 후천적인 관리

타고난 피부도 중요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율로 따지자면 5:5다. 아무리 좋은 피부를 갖고 태어나도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피부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피부는 타고나는 거라던데’ 라고 포기하지 말고, 피부 고민이 있다면 제대로 공부하고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관리하기를 바란다.

피부 관리에서 화장품, 식습관, 생활습관은 얼마나 중요할까?

생활습관 3 : 식습관 3 : 화장품 3의 비율로 중요하다. 나머지 1은 직업이다.

생활습관 중에서도 수면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잠을 못 자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안드로겐 분비를 촉진하는데 이것이 피지를 유발한다. 우리가 밤샘 작업을 할 때 얼굴이 반질반질해지는 게 이 때문이다. 따라서 피부의 유수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제일의 방법은 충분히 잘 자는 것이다.

다음은 식습관. 건강한 장을 위해서다. 왜 갑자기 장 건강이냐고? 장이 건강하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백혈구가 활발히 활동해 나쁜 균을 제거한다. 그래야 림프절에 독소가 쌓이지 않아 피부에도 트러블이 올라오지 않는다. 따라서 채소를 골고루 먹음으로써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피부에도 좋은 일이다.

그리고 화장품이 3할을 차지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깨끗한 세안, 수분 공급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화장품을 꾸준히 쓰는 것만으로 피부를 개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업도 피부 관리에서 고려해볼 요소다.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에 따라 생활습관, 식습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교적 야외 활동이 잦은 직업을 가졌다면 피부과 외부 자극에 노출될 위험이 높으므로 노화가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이런 직업군은 자외선 차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또한 근무 시간이 들쭉날쭉 하거나 야간 근무가 잦은 직업군은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불규칙하므로 영양제를 챙겨 먹는 등 화장품 이외의 노력이 필요하다.

많아도 너무 많은 화장품, 이건 꼭 있어야 한다?

성분으로 말하자면 알란토인과 세라마이드. 세라마이드는 이미 유명하다. 우리 피부의 각질 세포 사이를 채우는 지질의 한 성분으로, 화장품을 통해 세라마이드를 보충하면 피부의 장벽을 강화해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돕는다. 알란토인은 요즘 뜨는 성분이다. 캄프리, 상수리나무, 밀싹 등 식물에서 얻는 천연 물질로 보습력이 높다. 게다가 피부 재생의 효과도 있어 민감한 피부를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민동성

피부 연구소 소장

피부에 관한 각종 상식과 관리법을 알기 쉽게 전하는 뷰티 크리에이터이자 국가 공인 피부 자격증을 취득한 피부 연구가. 현재 4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피부는 민동성>과 피부 코칭 플랫폼 스킨스쿨을 통해 연령 불문, 성별 불문 모두가 건강한 피부를 지킬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한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디자인
    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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