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혹은 파트너가 있다면, 그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HPV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HPV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검사를 통해 각자 보균 여부를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
HPV 검사
여성의 HPV 검사는 작은 솔이나 면봉을 사용해 질 점막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5일가량 소요된다.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 검사 일정은 생리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 또 검사 이틀 전부터 탐폰과 질정 사용, 질 세척 및 성 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 산부인과와 비뇨기과 등에서 검사 가능하고, 비용은 평균 5~6만 원(비급여)으로 병원마다 다를 수 있다.
Q. HPV 검사 결과지는 어떻게 읽나요?
상기 이미지는 HPV PCR 검사 결과지 샘플로 구체적인 양식과 표기 방식은 병원마다 다르다.
숫자들이 많아 언뜻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듯 각 숫자는 HPV 유전자형의 이름이다. 이를 알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숫자에 별다른 표시가 없거나, ‘네거티브(Negative)’ 혹은 ‘음성’이라고 표기됐다면 몸에서 HPV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뜻이므로 안심해도 된다. 반대로 ‘포지티브(Positive)’ 혹은 ‘양성’이라고 표기된 경우엔 해당 HPV 유전자형에 감염됐다는 뜻이므로 의사와 상담 후 추가 검사나 적절한 초지를 취해야 한다.
참고로 HPV 검사의 정확도는 79%로 국가가 지원하는 자궁경부암 검사(50%)보다 높다.
남성 HPV 검사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FDA 승인을 받은 남성 HPV 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남성은 작은 솔로 성기의 피부를 긁어내 채취한 검체로 HPV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게 일반적이다. 성기의 피부가 두꺼워 검사에 용이한 세포를 얻는 게 어렵기 때문에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음경뿐 아니라 고환과 음낭, 음모와 요도의 점막까지 구석구석 쓸어줘야 한다. 단, 채취 방식은 병원마다 다르니 사전에 연락해 따로 확인하거나 요청해야 한다.
이 외에 소변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소변 검사는 요도에 감염된 HPV를 발견하기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 검사나 정액 검사도 있으나, 정확도가 낮아 전문가들은 권하지 않는다.
선별검사는 아니지만 이미 곤지름이 생겼을 때 해당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기도 한다. 곤지름이라는, 명확한 HPV 감염 부위의 조직으로 검사하는 것이라 정확도는 가장 높다.
Q. 왜 FDA 승인을 받은 남성 HPV 검사는 없나요?
앞서 언급한대로 남성의 성기는 검체 채취가 용이한 점막 부위가 좁고(남성 생식기에 점막이 있는 곳은 요도와 항문이다) 대부분 두꺼운 피부로 둘러싸여 있어 검사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남성의 신체구조에 맞는 검사 방법이 개발되지 않은 것일까? 이는 남성의 HPV 감염 여부를 선별검사로 파악하는 일이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여성은 HPV 검사를 통해 보균 여부를 파악함으로써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이상 세포를 추적할 수 있지만 반면 남성은 HPV로 인한 암 유병률이 여성보다 낮았고, HPV에 감염된 사실을 알더라도 바이러스 자체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선별검사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HPV에 감염된 남성의 두경부암(구강암, 편도암 등) 유병률이 여성보다 늘고 있고 남성 항문암의 주요 원인이 HPV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만큼, 남성을 위한 HPV 선별검사 방법도 개발될 필요가 있다.
- 에디터손예지 (yeyegee@lether.co.kr)
- 참고<질 좋은 책>(정수연), < Is there an HPV test for men? Yes. But it’s not so useful > Sep 12.2019, ro(ro.co)
- 디자인박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