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산부인과에 가면 10만원은 기본이라고? 그야말로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지난해 2월부터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되면서 비용 부담이 확 줄었다.
병원비는 일반적으로 기본 진료비와 검사비, 처치 및 시술비를 합산해 청구된다. 감기에 걸려 내과에 갔다고 가정해보자. 가장 먼저 의사가 언제부터 어떻게 아팠는지 간단하게 면담을 하고 가볍게 청진한 후 목 또는 코 등을 살펴본 다음 처치와 처방을 한다.
산부인과는 의사와 짧게 면담하는 과정은 다른 과목과 동일하지만 이후 검사 과정이 다소 복합적이다. 먼저 탈의와 환복을 하고 검진대에 누우면 의사는 질경을 사용해 자궁경부를 들여다보고 분비물을 채취한다. 이후 필요하면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소독이나 주사 등 처치를 한다. 덧붙여 자궁경부에서 채취한 분비물은 외부로 보내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 기다려야 한다. 기본 진료비는 일반 과목과 같아도 산부인과는 기기를 사용하는 검사 옵션이 훨씬 많기 때문에 비용이 높은 것이다. 분비물이나 떼어낸 조직을 외부로 보내 결과를 확인하는 검사를 했다면 비용이 더 올라가고,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검사를 했다면 더욱 비싸진다.
한 번 산부인과를 방문하면 10만원은 우습게 나온다는 이야기가 과장이 아니다. 이런 비용 부담 때문에 꾸준히 산부인과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에 대해서 많은 제안이 있었다. 가뜩이나 사람들이 기피하는데 비용이 높아 더욱 꺼린다고. 그 결과 2020년 2월부터 산부인과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는 초음파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기존보다 약 50% 저렴한 가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진료비는 초진, 재진에 따라 비용 차이가 있고, 병원 규모에 따라서도 다르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개인 병원은 대부분 의원이다. 30명 이상의 입원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면 병원, 그 미만이면 의원이다. 의원을 기준으로 산부인과에 처음 간 사람의 초진 진료비는 평균 4000~5000원이다. 재진부터 기본 진료비는 3500~4000원 정도. 이 기본 진료비를 포함해 검사 종류에 따라 총 비용이 달라진다. 의원급 산부인과를 기준으로 대표적인 검사 비용을 살펴보자.
※ 평균 검사비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병원 규모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참고 자료나 어떤 법적인 근거로 쓰일 수 없습니다.
질경 검사
질 입구를 확대해 자궁경부를 보는 질경을 이용한 검사는 1회 평균 4000~5000원.
초음파 검사
부정 출혈이나 근종을 확인하기 위해 자궁 내부를 보는 초음파 검사는 산부인과 비용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2019년까지 5만~6만원 정도였던 초음파 비용이 이제 1회 평균 2만5000원 정도로 낮아졌다. 최초 검사 이후 시술 경과를 살펴보기 위해 재방문해 초음파 검사를 다시 할 경우에는 1만5000원 정도만 내면 된다.
질 소독
질염 환자들이 받는 질 소독은 건강보험 적용 처치다. 1회 평균 1500~2000원.
자궁경부암 검사 & 자궁경부암 백신
2016년부터 만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다. 단, 검사만 무료이고 백신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비용을 내야 한다. 가장 많이 접종하는 가다실9가의 경우 총 3회 접종해야 하는데 1회 평균 20만~21만원. 3회 모두 맞을 경우 평균 60만~63만원이다.
질염균 / 성병 검사
질염균과 성병균을 알 수 있는 대표적 검사인 STD12종도 2017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가격 부담이 덜하다. 과거에는 10만원을 훌쩍 넘었는데, 이제는 평균 2만~3만원대로 가능하다. 더 정밀하게 검사받고 싶다면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검사를 추가하면 되는데 비급여 검사는 약 8만원대다.
사후피임약 처방
사후피임약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한다. 처방전 가격은 1회 평균 1만5000~2만원, 약은 2만~3만원대로 약 종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 에디터서희라 (seohr@leth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