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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로 배우는 삶의 태도, 그레이시 주짓수

2022-10-18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호신술에도 적용된다. 약자를 위한 실전용 호신에 본질을 둔 그레이시 주짓수의 한국 공인 인증 센터 대표 지도자 박준성 관장은 “상대를 제압하는 힘은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왜, 그레이시 주짓수인가

씁쓸하지만, 여성이라면 운동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배워야만 하는 시대다. 특히 호신술로 주목받는 스포츠인 주짓수. 그런데 주짓수도 다 같은 주짓수가 아니다.

주짓수는 일본의 유술(한자로는 柔術, 일본 현지식 발음으로는 주주쓰, 영어로는 jujutsu)이 서양으로 전파되며 재창조된 종목이다. 전파된 지역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독일을 중심으로 발전한 시연 위주의 유럽식 주짓수와 브라질에서 타격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 개발된 브라질식 주짓수다. 종합격투기 등에서 활용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주짓수는 후자로, 이는 다시 경기용 주짓수와 실전용 주짓수로 구분된다. 경기용 주짓수는 상대의 타격을 배재하고 경기 규칙에 따라 점수를 얻는 데 중점을 두지만, 실전용 주짓수는 문자 그대로 외부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한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 바로 이 브라질식 실전용 주짓수가 그레이시 주짓수다.

그레이시 주짓수를 정립한 인물은 엘리오 그레이시(Helio Gracie)다. 그는 주짓수를 “신체적으로 자기방어 능력이 부족한 노인, 사회적 약자, 어린이, 그리고 여성을 위한 자기방어 수단”이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엘리오 본인이 왜소한 편이었다고. 그래서 자신보다 체격이 큰 상대에게 대적하기 위해 주짓수 동작을 새로운 형태로 개발한 것이 오늘날 그레이시 주짓수로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그레이시 주짓수는 운동 신경이 없는 사람도 배울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운동 신경이 없는 사람이 배워야 한다. 애초에 약자를 위해 고안된 기술이므로 운동 신경이 부족하거나 체구가 작다는 이유로 소화하지 못할 동작은 없다. 또한, 그레이시 주짓수는 모든 수련자가 운동 과정에서 다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둔다. 수련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대련을 강요하지 않고, 대련하더라도 서로를 과하게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자가 꼼꼼히 모니터링한다.

 

그레이시 주짓수,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까

그레이시 주짓수는 엘리오의 아들 호이스가 이 기술을 활용하여 UFC에서 우승을 거두며 그 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엘리오의 손자들인 히론과 헤너가 그레이시 주짓수 유니버시티를 설립, 전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그레이시 주짓수 지도자 및 수련자들을 양성 중이다. 그레이시 유니버시티는 전 세계 227개 공인 인증 센터를 운영한다.

그중 한국 공인 인증 센터는 서울 강남 본관을 비롯하여 인천·광주·전남 광양·충북 청주·포항 등 총 12개 지점이 있다. 그레이시 주짓수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점별 정보를 확인, 방문이 용이한 곳을 고르면 된다.

그레이시 주짓수는 수련자의 성별, 연령, 필요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여성들에게는 위민 임파워드(Women Empowered)라는 자기방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갑작스러운 포옹이나 손목 잡기부터 흉기 위협까지 여성 대상 범죄의 각기 다른 유형에 대응할 수 있는 20여 가지의 방법을 배운다. 이 방법들은 총 15개의 교과 과정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전 과정을 두 번씩 수료하면 반사신경 개발 과정으로 넘어간다. 여기서 실제 상황에서 각 기술들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익힌다.

일련의 과정은 단순 기술을 전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성 수련자들이 위험 상황 자체를 스스로 차단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다. 실제 경찰관과 위험 상황을 겪은 경험자의 협조를 토대로 연구된 여성 대상 범죄에 관해 다 같이 이야기하고, 비슷한 상황에서 가해자의 신체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주짓수에서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만큼 중요하게 지도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자신감을 기르는 것입니다. 기술을 익히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고, 이 믿음이 자신감으로 이어지거든요”(박준성 관장)

물론 자신감이 단시간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꾸준히 수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다만 그 시작이 망설여진다면 그레이시 주짓수의 10일 무료 체험을 먼저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모든 여성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그레이시 주짓수 코리아는 여성친화적 시스템을 추구한다. 위민 임파워드 프로그램 외에도 분기마다 여성 전용 무료 세미나를 진행한다. 지도자 및 사범들은 실제로 여성 대상 범죄로 피해당한 경험이나 트라우마를 가진 수련자들을 상담하는 역할도 한다.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해 그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상담하는 방법도 그레이시 주짓수 유니버시티의 공인 지도자 과정에 포함돼 있다. 특히 박준성 관장은 실제 긴급 상황에서 도움을 구하는 여성 수련자들의 연락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한편 그레이시 주짓수 코리아의 다음 목표는 출산 후 육아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는 여성들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자리를 잡은 시스템 중 하나로, 육아를 전담하는 여성들이 운동하는 시간 동안 아기들을 맡아 보호하는 보육실을 국내에서도 운영하고자 계획 중이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디자인
    박유정
  • 이미지
    그레이시주짓수 코리아
  • 도움말
    그레이지주짓수 코리아 박준성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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