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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전의 나로 돌아가기 위한 자세·호흡·운동

2023-09-12

앞에서 출산 이후 여성의 몸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확인했다. 따라서 ‘출산 전의 나를 되찾는다’는 건 단순히 불어난 살을 빼는 다이어트만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너진 몸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선 자세부터 호흡까지, 아주 기본적인 실천에서부터 시작해 운동으로 차근차근 나아가야 한다. 세계적인 육아 브랜드 컨설턴트 자비에라 프로에이와 산후 전문 퍼스널 트레이너 로런스 미슈너가 산부인과 및 웰니스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아 집필한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 출산 후, 나로 돌아가는 시간>에서 소개하는 산후 회복 운동에 필요한 3단계를 참고하자.

1단계 : 자세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한번 흐트러진 자세를 되돌리기는 힘들다. 그런데 임신 중에는 제아무리 꼿꼿한 사람이라고 해도 자세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불룩 나온 배의 무게 때문에 몸이 뒤로 기울거나 앞으로 쏠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출산한 이후에 바른 자세를 되찾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건 목의 긴장을 푸는 것이다. 출산 후에는 가슴이 무거워지고 아기를 안느라 자연히 어깨가 앞으로 구부러지고 등도 굽는다. 불안정한 자세는 목에 힘이 들어가게 만든다. 목이 긴장한 상태가 지속되면 자세가 비뚤어지는 것은 물론, 목과 연결된 다른 근육들도 아프기 십상이다. 목에 힘을 빼고 충분히 이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의식하자.

앉아있을 때

출산한 뒤 6주까지는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조차 고통이다. 당연하다. 그러니 억지로 허리를 곧추세우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다. 회음부 혹은 복부의 상처가 다 아물면 그때부터 바른 자세로 앉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시작은 푹신한 의자를 피하는 것이다. 방석을 깔거나 쿠션에 등을 기대어 앉는 것은 금물이다. 적당히 단단하게 밑을 받치는 의자에 앉아 발바닥을 바닥에 대고 귀, 어깨, 고관절이 일직선이 되도록 앉는 게 바른 자세다. 물론 이렇게 앉는 방식이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면, 무리해선 안 된다. 그럴 땐 차라리 누워있거나 서 있는 편이 낫다. 집에서는 의자 대신 무릎을 구부리지 않아도 될 만큼 큰 크기의 짐나스틱볼에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균형을 유지하려면 자연스럽게 바른 자세를 유지하게 되고, 이때 골반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다.

서 있을 때

운동을 배울 때 가장 많이 듣는 ‘척추의 중립’ 자세를 유지한다. 등이 굽지 않고 또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배는 약간 힘을 주고, 허리가 약간 앞으로 기울어지도록 허벅지와 엉덩이를 살짝 조인다. 이때 체중이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고 발 전체에 실리도록 유의하자.

아기를 안을 때

아기를 안아줄 때도 자세에 신경 써야 한다. 되도록 아기를 가슴에 바짝 붙여 안는다. 아기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무게가 가볍게 느껴질 것이다. 아기를 눕힐 때도 최대한 아기를 바짝 안은 상태에서 엄마의 머리와 등, 골반이 일직선을 이루는 자세를 유지하며 머리부터 기울인다. 아기는 내려놓기 직전까지 밀착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특정 근육에만 하중이 가해지지 않도록 몸의 방향을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틀며 아기를 안아 올리거나 눕히기를 권장한다. 참고로 아기를 안을 때 습관적으로 엄지 손가락을 뻗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엄지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니, 엄지를 과하게 들지 않도록 주의하자.

화장실에 갈 때

출산 후에는 임신 중 저장되었던 체액이 빠져나오느라 빈뇨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변기에 자주 앉아야 하는 만큼 이 때에도 바른 자세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두 발은 바닥에 대고 약간 벌린 상태로 편안히 앉는다. 이때 골반이 무릎보다 살짝 낮은 위치에 있으면 골반저근의 이완이 수월해진다(그래야 속 시원한 배설이 가능하다!). 배설을 마친 다음에는 바로 일어나지 말고 골반저를 한번 수축했다 다시 이완하면 근육의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2단계 : 호흡

임신 중에는 호흡도 달라진다. 자궁이 팽창하며 횡경막과 호흡기의 위치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분만 이후 이들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제대로 호흡하는 법 역시 새삼스럽지만 다시 익혀야 한다.

흉복식 호흡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호흡법은 흉식 호흡이다. 의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방법으로, 흉식 호흡은 숨을 들이 마시면 흉곽이 부푼다. 반면 의도적으로 흉곽 대신 배를 먼저 부풀린 다음 갈비뼈가 부풀도록 숨을 들이 쉬는 호흡법은 복식 호흡이다. 흔히 운동을 하거나 노래를 부를 때 복식 호흡을 추천한다. 출산 후에는 이 두 방법을 함께하는 흉복식 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코와 입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며 윗배, 갈비뼈, 흉곽 순으로 부풀도록 조절한다. 그 다음 다시 천천히 내뱉는다. 흉복식 호흡을 하면 몸 속에서 공기가 가하는 압력이 분산하면서 파워하우스(횡격막, 등, 복부, 골반저)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3단계 : 운동

바람직한 자세와 호흡법을 유지하는 훈련이 끝났다면, 이제 비로소 운동을 할 차례다. 운동의 강도는 서서히 올려야 한다. 출산한 지 0~6주차에는 근육을 풀어준다는 생각으로 스트레칭 수준의 움직임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0~6주차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몸의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면 고강도 운동은 절대 금물이다. 다음은 분만 후 초기부터 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매일 혹은 주 3회 지속하면 좋은 운동들이다.

케겔 운동 (매일)

케겔 운동은 임신, 출산 경험이 없더라도 하루 세 번씩 꾸준히 해주면 좋다. 골반저근을 튼튼히 해 노화에 따른 몸의 변화를 예방하고, 성교통을 방지하거나 개선하는 데도 도움되기 때문이다. 렛허에서도 두 차례 맨몸 케겔 운동도구를 활용한 케겔 운동을 소개한 바 있다. 여기서는 림프절 마사지와 함께하는 케겔 운동 방법을 소개한다.

① 방광을 비우고 중립 자세로 눕는다. 서거나 앉아 있어도 된다.

② 심호흡을 하며 숨을 내쉬는 타이밍에 골반저 근육을 1~3초간 수축한다. 처음 수축할 때 통증이 있다면 1초만 유지한다. 통증이 사라지면 차츰 시간을 늘리는 식으로 진행한다. 수축하는 동안 손으로는 옆구리를 몸 가운데 방향으로 쓸며 마사지한다.

③ 그 다음에는 골반저 근육을 이완해야 한다. 수축한 시간만큼 이완하면 된다.

④ 위의 과정을 10번 반복하고 무릎에서 사타구니까지 허벅지와 복부를 마사지한다. 단, 제왕절개 후 복부가 아직 불편하다면 복부 마사지는 생략해야 한다. 복부 마사지는 전문가와 상담 후 진행한다.

⑤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 수축-이완 시간을 3~5초로 더 늘린다. 중요한 건 수축한 시간만큼 이완한다는 것이다. 또 엉덩이, 다리, 복부 근육이 아니라 골반저 근육만 조여야 한다.

골반저 근육만 조인다는 느낌을 아직 잘 모르겠다면, 일단 베개를 베지 않고 바닥에 눕는다. 배 위에 한 손을 올린 채 골반저 근육을 조여 보자. 배 위에 올린 손으로 복부 근육이 수축되는지를 느끼면 된다. 또 앉은 채로 골반저 근육을 조일 때 상체가 살짝 들리면 엉덩이 근육이 수축되고 있는 것이다.

보디 익스텐션 (매일)

벽에 기댄 채 까치발로 서서 몸을 길게 뻗는다. 자세를 유지하다 다시 바닥을 밟고 선다. 임신 기간 중 무너진 척추 자세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뇌-골반 연결 운동 (주 3회)

중립 자세로 눕는다. 쿠션으로 머리나 골반을 받쳐도 좋다. 꼬리뼈가 어디 있는지 느낀다. 몸통과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골반을 위쪽으로 들어 올렸다 바닥을 향해 내리면서 골반저에 집중한다. 그리고 호흡한다. 숨을 내쉬면서 배나 허벅지에서 다리 쪽으로 쓸어주며 림프 마사지를 함께한다.

리버스 플라이 (주 3회)

무거워진 가슴과 품에 안긴 아기의 무게를 버티느라 앞으로 쏠린 몸을 되돌리는 운동이다. 중립 자세로 의자에 앉는다. 팔을 앞으로 뻗었다가 옆으로 들어 올리며 넓게 편다. 짧게 유지하고 다시 날개를 덥고 피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때 턱은 들지 않고 어깨와 흉곽이 따라 움직이지 않도록 신경 쓴다. 시간이 지나면 일어선 상태에서 팔을 아래로 뻗었다가 옆으로 펼치는 방식으로 반복한다.

스쿼트 (주 3회)

스쿼트는 다리 힘을 기르고, 특히 임신 중 짧아진 다리 근육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분만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에는 엉덩이를 살짝만 내리는 미니 스쿼트나 의자를 두고 엉덩이를 천천히 내렸다 올리는 의자 스쿼트를 해야 한다.

  • 에디터
    손예지 (yeyegee@lether.co.kr)
  • 참고
    자비에라 프로에이·로런스 미슈너,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 출산 후, 나로 돌아가는 시간>, 박혜성 감수, 유영미 역 (북폴리오, 2023)
  • 디자인
    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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